4월 7일부터 94일간 역대 최장 기간 열려
베니스 국가관처럼...9개 국가 파빌리온 운영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아시아 최고 비엔날레인 광주비엔날레가 공식 개막까지 약 45일을 남겨놓고 있다. 올해로 14번째 열리는 행사는 오는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94일간, 역대 최장기간 열릴 예정이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국가관처럼, 총 9개 국가에서 광주 곳곳에 파빌리온을 운영한다. 본 전시관인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을 비롯 국립광주박물관, 무각사, 예술공간 집,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등 광주의 문화예술공간이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메인은 본 전시장…광주 역사가 흐른다
올해 주제인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를 핵심적으로 제안하는 곳은 메인 공간인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이다. 가장 연약하고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예술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 년간 해안도시의 생태적, 역사적, 산업적 현실을 기록하기 위해 물 주변 혹은 수면 아래서 소리를 녹음해 온 타렉 아투이(Tarek Atoui)는 한국 장인 음악가들과 협력해 악기를 제작했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승애는 진도 지역 의례인 ‘씻김굿’을 모티브로 한 벽화와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작가들에겐 광주의 역사도 놓칠수 없는 주제다. 알리자 니센바움(Aliza Nisenbaum)은 광주의 놀이패 ‘신명’과 공동회화작업을, 말레이시아 사바 지역의 콜렉티브 팡록 술랍(Pangrok Sulap)은 5·18민주화운동의 지속되는 유산을 목판화라는 매체로 풀어낸다.
광주비엔날레 야심작 ‘파빌리온’
지난 2018년 ‘파빌리온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3개 국가가 참여했던 것이 올해 9개 국가가 참여하는 대형 전시로 성장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는 “베니스를 제외하고는 국가관인 파빌리온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이 광주 외에는 없다”며 “올해로 3번째로, 앞으로 참여국가를 늘려 더욱 키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술은 늘 실험적이고 도전적이며, 이를 통해 현대미술사와 문화사를 끌고 나간다. 하나의 거대한 주제 아래 본전시가 펼쳐진다면 각 나라에서 지금 현재 관심이 있는 주제를 소개하는 파빌리온은 광주비엔날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참여국가는 네델란드, 스위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이탈리아, 중국, 캐나다, 폴란드, 프랑스 등 총 9개국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을 비롯 이이남 스튜디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등 광주의 주요 공공미술관과 대안공간이 협력한다. 캐나다 파빌리온은 자국내 소수민족으로 꼽히는 이누이트 작가들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한편 프랑스 파빌리온은 2022년 베니스비엔날레 프랑스 국가관 ‘꿈은 제목이 없다’전을 광주에 맞도록 발전시킬 예정이다.
장소성 살리도록 작품과 섬세한 매치
본전시장과 파빌리온 외 국립광주박물관을 비롯한 주요 문화예술공간도 비엔날레에 참여한다. 국립광주박물관엔 유물과 현대미술이 앙상블을 이룬다. 캔디스 린(Candice Lin)이 한국 전통 분청사기 기법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도자 조각과 박물관의 도자 소장품이 나란히 선보인다. 도심속 사찰인 무각사에는 다야니타 싱(Dayanita Singh), 류젠화(Liu Jianhua), 흐엉 도딘(Huong Dodinh) 등이 삶의 순환에 대해 고찰하는 명상적 작업을 제안한다. 일본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 근대화 과정에서 기독교 복음을 설파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는 자연 광선 아래 더욱 돋보일 작업들이 펼쳐진다. 아마존 지역 풍경을 회화적으로 재해석한 비비안 수터(Vivian Suter)의 연작과 도쿄에서 활동하는 작가 모리 유코(Yuko Mohri)가 소설가 한강의 작품 『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장소 특정적 사운드 설치 〈I/O〉 (2011-2023)를 만나볼 수 있다. 광주 동구 장동의 예술공간 집에서는 나임 모하이멘(Naeem Mohaiemen)의 영상작업을 상영한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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