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A서 AI 생성 이미지 활용 작 전시

작가 뺨치는 실력…예술계도 변화 예고

Installation view of Refik Anadol: Unsupervised,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November 19, 2022 – April 15, 2023. © 2023 The Museum of Modern Art. Photo: Robert Gerhardt
Installation view of Refik Anadol: Unsupervised,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November 19, 2022 – April 15, 2023. © 2023 The Museum of Modern Art. Photo: Robert Gerhardt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미국 뉴욕 MoMA(현대미술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작품은 무엇일까. 대표 소장품인 반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다. 적어도 지난해 11월부터는.

MoMA 1층 로비를 점령한 작품은 미디어아티스트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의 ‘무감독(Unsuperviesed)’이다. 미술관은 작품에 대해 ‘현대미술에 대해 기계가 꾸는 꿈’이라고 설명한다. MoMA의 200년 컬렉션을 머신 러닝한 AI가 이를 바탕으로 마치 꿈을 꾸듯이 끊임없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시시각각 변하는 이미지는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관객들은 작품앞에 홀린듯이 서서 사람이 아닌, AI가 만들어낸 이미지에 빠져든다. AI 아트가 마침내 미술관을 점령했다.

챗 GPT가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글을 쓴다. 미국 로스쿨 시험도 통과한다. 알파고는 바둑을 둔다. 그리고 달리(DALL-E), 미드저니(Midjourney),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은 그림을 그린다. 정확하게는 입력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생성해낸다. 최근 AI가 급격하게 관심의 대상으로 급부상한 데에는 이들의 결과물이 인간의 그것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에서 열린 한 미술대회에서 AI가 만든 그림(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1위를 하기도 했다. 사실이 밝혀지자 ‘예술이 죽었다’는 논란이 일었음은 물론이다.

AI 이미지 제너레이터인 ‘DALL·E’에게 “도시의 비오는 날, 버스 차창 밖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 스타일로” 라는 텍스트를 주자 불과 몇 초만에 생성해 낸 이미지. [헤럴드DB]
AI 이미지 제너레이터인 ‘DALL·E’에게 “도시의 비오는 날, 버스 차창 밖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 스타일로” 라는 텍스트를 주자 불과 몇 초만에 생성해 낸 이미지. [헤럴드DB]

문장 몇 개로 그림을 뚝딱 만들어내는 AI앞에서 신기함은 잠시, 곧 두려운 감정이 몰려온다. 창조성이 가장 강조되는 분야에서마저 AI 대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초연하긴 쉽지 않다. 실제로 AI 이미지 제너레이터를 써 본 작가들은 조금만 손질하면 충분히 쓸만하다는 입장이다. 예술가들이 최신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스스로 하기 어려운 일이나 할 수 없는 일 혹은 기계의 작동 그 자체를 예술작업에 포함시켜 왔다. 한국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세계적 작가인 백남준도 당시 최신기술이었던 TV와 인공위성을 활용해 전세계를 생중계하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을 만들지 않았나. 아나돌 작가는 AI 알고리즘을 ‘생각하는 붓’에 비유한다. 자신이 한 것은 그 붓을 디자인 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결국 이 화려한 AI기술은 하나의 질문으로 요약된다. 과연 우리는 이 AI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 NFT가 시각예술과 연결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것이 불과 1년 전이다. 가상화폐 폭락과 함께 썰물처럼 빠져나간 NFT와는 달리, 질적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해본다.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