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전경련이 과거 정격유착으로 고생했다면 그런 고리를 끊자고 회장직무대행으로 왔다. 고리를 끊는 것이 바로 자유시장경제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경련이 회장직무대행을 요청한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저의 소신과 철학을 보고 부탁한 것으로 생각한다. 제 역할의 가장 기본은 유착의 고리를 끊는 것”이라며 “자유시장 기조를 강화하고 유착을 근절해 새로운 방향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이후 여론의 비판이 이어진 끝에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하는 등 재계 내 영향력이 급속도로 약화됐다.
이에 김 위원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전경련이 갖고 있는 정경유착 ‘꼬리표’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그는 향후 민관합동 측면에서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오늘 총회에서도 전경련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권력이 중심이 되면 유착이지만, 정부 정책 밀어줄 것 밀어주고 지원하면 유착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자유 가치를 강조하고 있고, 전경련도 자유시장경제를 선도한다면 정책과 가치 측면에서 정부와의 협력 관계는 저절로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전경련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서 ‘패싱’됐다는 평가를 받았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 경제단체로서 위상 회복이 점쳐졌지만 대통령-경제단체장 만찬,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등 주요 행사에 연이어 전경련이 빠지며 예상보다 협력관계 구축이 더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장이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으로 내정되면서 정부와의 관계 개선이 염두에 있다는 분석이 따르기도 했다. 정치 경력이 짙은 인사가 기업인 중심의 전경련 쇄신을 이끄는 것에 대해서도 엇갈린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대학에서 34년 몸담은 학자로서 사회에 필요할 때마다 나왔기 때문에 전형적 캠프 인사, 정치인과 다르다”며 “전경련이 회장직무대행을 요청한 것도 대통령과의 관계를 보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또 “경제 이력이 없다고 하지만 과거 청와대 정책시절 당시 업무 90%가 경제와 산업 정책을 다루는 것이어서 경제를 모른다는 평가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스스로 정한 회장직무대행 기간 6개월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누가 뭐라해도 전경련 주인은 기업이므로 하루라도 빨리 전경련이 정상화되고 기업인이 나와서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경련 최대 당면 과제로 꼽히는 4대 그룹 재가입 관련해선 “앞으로 진행될 일을 당장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진정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전경련을 만들면 4대 그룹은 물론 누구라도 우리 단체와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과 소통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시민사회,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경총과의 통합론에 대해서는 “서로 각기 고유한 설립 배경과 취지에 따라 각자 역할이 있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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