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에 반영될 의원 평가 항목·방법 개정 검토
공천 전 단계 ‘당무 감사’에 ‘당원 여론조사’ 추진
친명계 주도, 비명계 ‘공천 살생부’ 되나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이재명 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의 입김이 반영되는 통로가 다방면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물론 당무 감사에도 당원 의견이 반영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다. 민주당 내부에서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공천 살생부’가 설계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정치혁신위원회(혁신위) 정당혁신분과는 올해 들어 공천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현역 국회의원의 평가 규정을 담은 당규 70, 71조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당규는 국회의원 평가 항목과 평가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국회의원 평가는 당규 73조에 따라 공천 심사에 일정비율 이상을 반영하게 된다.
우선 민주당은 당규 70조에 있는 평가 항목 가운데 ‘기여 활동’을 ‘당무 기여 활동’으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무 기여 활동’에는 당직 경력과 당의 정치 현안 대응, 대(對)언론 및 미디어 활동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당규 71조의 평가 방법과 관련해서는 ‘당원 평가’를 새롭게 포함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개딸은 대선 전후 대거 입당하면서 120만명 민주당 권리당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로 추정된다.
그간의 의원 평가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주로 반영됐다. 현행 당규는 ‘평가위원회는 선출직공직자의 활동 실적을 평가하기 위하여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에 의뢰하여 여론조사와 다면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로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방안들이 확정되면 공천 심사를 앞둔 민주당 의원들의 ‘당무 기여 활동’ 평가는 개딸이 좌지우지할 전망이다. 당장 개딸을 중심으로 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부결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을 색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명계의 구심점으로 알려진 이낙연 전 총리에 대해서는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당에서 제명해달라’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장외투쟁, 이 대표의 검찰 출석 등에서 ‘이재명 방탄’이라는 취지의 비판적 발언과 행보를 보인 의원들 역시 개딸의 타겟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윤석열 정권 민생 파탄·검찰 독재 규탄대회’를 개최하면서 전국 지역위원회에 많게는 100명씩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최근에는 공천 심사 전 단계에서부터 개딸의 영향력이 발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혁신위는 당무 감사에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무 감사는 국회의원 등 지역위원장을 상대로 다음 총선의 공천 후보군 추리는 ‘사전 작업’의 성격을 갖는다. 권리당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개딸이 공천 심사 전 단계부터 영향력을 행사하는 셈이다.
친명계인 김용민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이 공천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분들(비명계)을 심판할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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