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 5회 메시지…지속성·반복성 인정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벌금 300만원
변호사들 “연락 횟수보다 의도가 중요”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승무원의 유니폼 명찰을 통해 알게 된 SNS 계정으로 6일간 5회의 메시지를 보낸 이에게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지속·반복적으로 스토킹 행위를 한 점이 인정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김범진 판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 앞에서 승무원인 피해자에게 접근해 연락처를 물어봤다. 피해자는 거절했다. 하지만 A씨는 피해자의 유니폼 명찰을 통해 알게 된 이름을 이용해 SNS 계정을 찾아냈다. 그는 6일 간 5회에 걸쳐 “안녕하세요”, “hello”, “이야기를 더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수사기관은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법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반복적으로 글·메시지를 도달하게 하는 등 스토킹 행위를 했을 때 처벌한다.
당초 A씨는 약식 절차를 통해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약식명령은 정식 재판이 아닌 서류로만 판단하는 간이 재판 절차다. A씨가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법원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스토킹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스토킹 행위의 내용 및 횟수, A씨의 나이와 성행, 환경, 범행 후 정황 등 모든 요소를 고려했을 때 벌금 300만원은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약식명령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사정 변경도 없으므로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액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판결에 대해 일선 변호사들은 “스토킹의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혀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연락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유죄가 인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중의 채다은 변호사는 “최근 법원은 스토킹 혐의 유·무죄를 판단할 때 단순한 연락 횟수보다 연락한 의도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직접 A씨의 연락처 요청을 거절했는데도 SNS를 통해 계속해서 의사에 반한 연락을 이어간 이상 혐의가 성립한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황 변호사는 “스토킹의 처벌 범위가 너무 넓어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있을 수 있다”면서도 “본인에겐 가벼운 호감 표현이나 인사일 수 있어도 상대방에겐 반복되는 불안과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돼 스토킹으로 처벌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판결은 현재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와 검사 모두 불복하지 않았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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