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법 복제 수거·폐기28건
“대면 수업 활성화하면서 불법 복제 많아질 수도”
학생들 “가격 부담으로 전공 서적 구매 어려워”
출판업계 “판매 부수 저조…대학서 문제 실태 교육해야”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 지난 1월 한국저작권보호원으로 불법 복제 신고가 들어왔다. 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에브리타임’에서 문제집을 PDF파일로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보호원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신고에 대해 에브리타임에 게시글을 삭제해달라는 시정권고를 조치함으로서 사건을 일단락했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대학 전공서적이 온·오프라인상에서 불법 복제되는 실태를 지난 2016년부터 단속하고 있지만 온라인상에서 적발된 건수는 지난 7년간 20여건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과가 보호원으로부터 받은 온라인상 불법 복제물에 대한 시정 권고 건수를 보면 ▷2건(2021년) ▷14건(2022년) ▷1건 (2023년) 등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대학 전공 서적에 한정하지 않고 문제집과 학습지 등 온라인에서 학술 자료가 불법 복제한 정황을 시정 권고한 건수”라고 설명했다.
보호원은 올 3월부터 전국 600여 개 대학가 복사 업소를 단속하고 있다. 나아가 140여개 셀프 스캔방, 웹하드 사이트와 중고품 거래 플랫폼,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에서의 불법 교재 스캔본(PDF 파일) 유통을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시정 권고 조치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수업이 들어서면서 현장에서 적발된 불법 복제 사례는 크게 줄었다. 보호원에 따르면 연도별로 불법 복제된 전공 서적을 수거·폐기한 건수는 ▷286건 (2018년) ▷254건 (2019년) ▷7건 (2020년) ▷2건 (2021년) ▷28건 (2022년) 등이다.
다만 보호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장에서 전공 서적을 불법 복제하는 모습을 잡은 경우가 적었지만, 대면 수업이 다시금 활성화되면서 적발 사례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불법복제에도…보호원 “대학 커뮤니티 접속 어려워 단속도 난항”=전공 서적을 온라인상에서 복제해 사용하는 실태는 더욱 만연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본지가 한 대학교 에브리타임에서 전공 서적 판매 문의를 검색한 결과 중고 교재를 거래하는 게시글 외 PDF파일로 복사된 교재를 판매하는 게시글이 이달 2일부터 총 30여건이 게재돼 있었다.
그러나 보호원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PDF 파일로 복사한 전공 서적을 에브리타임 등 대학 커뮤니티에서 암암리에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해당 커뮤니티들이 학생 인증을 거쳐야하는 등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어 불법복제 거래를 단속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법상 복제는 저작재산권자가 다른 사람에게 해당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한 경우에만 이뤄질 수 있다. 아울러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는 저작재산권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보호원 관계자는 “타인 간 공유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에 PDF로 복사해서 타인에게 판매하는 행위 역시 저작권법상 위반”이라며 “개인 혼자 전공 서적을 복사해 소장하는 경우에도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 해당 서적 내용의 10% 이내만 복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교재 다 사면 30만원” 부담…출판업계 “50부 출판하면 1부만 팔려”=전공서적을 불법 복제하는 현상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대학생들은 가격 부담으로 인해 전공 서적을 정식으로 구매하는 데 주저하고 있었다. 중앙대 재학생인 이건우(24) 씨는 “이번 학기에 6과목을 수강하고 있는데, 모두 제본된 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해외교제의 경우 한 권에 최대 15만원까지 육박해, 서점을 통해 교재를 전부 구매하면 20~30만원 정도 비용을 내야했다”고 토로했다.
가격 부담으로 인해 전공 서적을 구매하지 않고 복사하는 실태가 늘어나면서 출판업계도 피해를 입는 실정이다. 김정규 한국대학출판협회 사무국장은 “과거에 대학 서적을 1000부 정도 출판했다면, 요새는 200부 정도만 만든다”며 “학생들이 서적을 학우들과 공유하고 있으니 판매 부수에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익 한국학술출판협회 대표는 “상대가 학생이고 교수다 보니까 강력하게 규제나 처벌만 해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불법 복사가 어떤 범죄행위인지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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