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게 당내 특별위원회 위원장 제안 계획…“원심력 작용 안돼”
황교안과도 ‘오찬 회동’…부정선거 의혹 제기에는 “일일이 신경 못 써”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연포탕(연대, 포용, 탕평)’ 정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특히 김 대표는 ‘양강’이었던 안철수 의원에게 당직을 제안할 방침이다. 김 대표가 전당대회 내내 강조했던 당내 통합이 어떻게 실현될 지가 신임 대표의 첫 정치력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안 의원과 전격 회동한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대통합이 목적이라며 “전당대회 이후 국민의힘에 혹시라도 원심력이 작용하지 않도록 뜻을 같이하자고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안 의원에게 당내 신설하는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제안할 계획이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정책적인 부분에서 역할을 실제로 할 수 있도록 우리가 제안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인식이 있었다”며 “전당회에서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고 총선에 힘 쓰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특위의 정확한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안 의원이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과학기술 전문가’를 표방해온 만큼, 과학기술 관련 특위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윈윈 전략’ 차원에서 마련됐다. 김 대표 입장에선 ‘양강’이었던 안 의원과 연대는 ‘연포탕’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8일 52.93% 지지율을 얻어 당선됐지만, 이번 전당대회가 사실상 ‘김기현 대 반(反)김기현’으로 치러지면서 나머지 ‘48%’의 지지율 어떻게 끌어안을 것인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김 대표가 당직 인선에서 비윤계 끌어안기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의원 입장에서도 이번 기회가 ‘재기’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 의원은 당심 100%로 치러진 지난 8일 전당대회에서 23.37%이라는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이를 두고 ‘아직 당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안 의원이 정책적 강점을 발휘해 당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상 의원들끼리 만남이면 비공개적인 장소에서 따로 오찬, 만찬을 한 뒤 별도 브리핑을 통해 논의 결과를 이야기한다”며 “공개적인 장소에서 안 의원을 보자고 한 것은 사실상 ‘맡으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대표는 14일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찬 회동을 가진다. 황 전 총리 측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날 오찬 회동을 통해 ‘원팀 정신’으로 총선 승리를 향해 나아가자는 이야기가 오가지 않겠냐”고 전했다. 김 대표는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과도 만남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안 후보의 ‘공수처 고발’과 황 전 총리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는 여전히 난관으로 남아있다. 이들은 지난 7일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과 김 대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들어 김 대표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안 의원은 이와 관련해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SNS에서 전당대회 모바일투표가 조작됐다고 재차 주장했다. 황 전 총리는 “지금 저에게 많은 사람들이 ‘전당대회가 끝났는데 그냥 가만히 있지, 경선에서 나온 불법 자료들을 왜 공개했느냐’고 지적한다”면서도 “작은 선거든 큰 선거든 불법을 그냥 볼 수는 없는 일 아니냐, 국회의원 한 자리 하자고 그냥 입 닫고 있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황 전 총리는 “이렇게 해야 다음에라도 불법을 고치지 않겠냐”며 “어두움 속에 빛을 비추는 그 길을 앞으로도 저와 함께 뚜벅뚜벅 걸어가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황 전 총리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우리는 다 안고 갈 것”이라며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일일이 신경 쓸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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