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전반적으로 안정 흐름을 보이고는 있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여전히 압력이 강한 것으로 포착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를 마주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0%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이며 지난 1월 6.4%보다 둔화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1월 0.5% 상승보다 낮아졌다.
전반적으로 물가 압력이 누그러졌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안심할 수 없다. 변동성이 큰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예상치(0.4%)를 소폭 웃돌았다.
그 가운데서도 주거서비스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계속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2월 상승분의 70%가 주거비에서 나왔다.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가격도 1월 0.4% 상승(전월 대비)에서 2월 0.5%로 확대됐다.
올해 들어 전반적인 물가 둔화가 포착되지만 동시에 근원CPI가 확대되는 것은 에너지, 상품 가격 하락만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누그러지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1월 FOMC 때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는 데이터를 강조해온 연준의 선택을 긴축 강화 회귀나 추가 완화 어느 쪽으로든 바꿀 확실한 징표는 되지 못한다.
피터 채트웰 미즈호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근원 CPI가 예상을 웃돌았지만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좀더 매파적 결정(0.50%포인트 인상)을 하기에 충분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SVB파산 사태를 이유로 금리를 동결하기엔 6%라는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2%)와 한참 동떨어져 있단 점에서 역시 쉽지 않다.
조너선 레빈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이번 CPI는 왜 SVB파산으로 인한 혼란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을 연준이 포기할 것이란 기대가 시기상조였는지 보여준다”며 “통화정책의 초점은 인플레이션에 맞춰져야 하며 지금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중단하는 것은 연준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동결 기대를 키우던 시장은 빠르게 기조 유지(0.25%포인트 인상)로 태도를 바꿨다.
이날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20베이시스포인트(bp) 이상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FOMC에서의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80%에 달했으며 동결 가능성은 20%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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