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청문감사인권 관계관 워크숍서
윤희근 청장 이행시 컵홀더 배포
“경찰 조직 기강해이 방증”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때아닌 ‘이행시 논란’에 휩싸였다. 윤 청장이 참석하는 경찰 내부 행사마다 청장의 이름을 주제로 한 이행시가 적힌 행사물품이 배치됐기 때문.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추천 등 각종 논란으로 윤 청장 ‘용퇴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일부 경찰의 충성 과시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열린 경찰청 전국 청문감사인권 관계관 워크숍 행사 참석자에게 윤 청장과 관련된 컵홀더가 배포됐다. 컵홀더에는 ‘기본과 원칙이 희망의 근본 淸風(청풍)아 불어라! 경찰청장 윤희근 드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다른 문구들이 파란색으로 쓰인 가운데 ‘희’와 ‘근’, ‘청풍’에는 노란색 글씨에 파란색 원형 바탕을 더해 강조됐다. 참석자 350여명과 감사관실 직원 등 500여명이 경찰청 측이 나눠준 커피와 컵홀더를 함께 받았다. 제작은 경찰청 감사관실이 주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7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수사·형사과장 워크숍’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경찰인재개발원 공터에 ‘경찰인재개발원에서 희망이 샘솟는 근원’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드론으로 띄워졌다가 행사 시작 직전 회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플래카드에서도 ‘희’와 ‘근’자만 다른 색깔로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경찰 내부에서 ‘자성론’이 흘러나온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해 8월 임명된 이후 끊임없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지만 내부 견제는커녕 ‘충성’에 여념 없다는 비판이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반대 총경 보복 인사, 이태원 참사 초기 부실 대응,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책임론 등으로 윤 청장에 대한 경찰 내부 불만이 누적된 상황이다.
특히 10일 열린 청문감사인권 관계관 워크숍 행사를 두고 반발이 크다. ‘기본과 원칙 중심의 조직문화 혁신’을 주제로 한 행사에서 나눠주기에 ‘이행시 컵홀더’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전국 경찰을 감찰하는 감사관실에서 청장 이름으로 이행시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미 조직의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뜻”이라며 “경찰 조직이 상사에게 충성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 또한 “최근 상황을 보면 자괴감까지 느껴진다”며 “논란이 있는 청장에게 아부하는 지휘관들만 살아남은 조직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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