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엑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룹 엑소의 주요 멤버인 백현·시우민·첸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불공정 계약과 정산자료 미공개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SM은 그러나 수익 정산과 계약 기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들 3인에게 접근해 전속 계약 체결을 유도했다며, 비비지·소유 등이 소속된 빅플래닛메이드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백현·시우민·첸의 법률 대리인인 이재학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1일 세 사람이 이날 SM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재학 변호사는 “세 아티스트들은 지난 3월 21일부터 최근까지 SM 에 7차례에 걸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를 통해 투명한 정산자료 및 정산 근거의 사본을 거듭 요청했으나 사본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받았다”며 “이는 전속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세 멤버는 “이들은 엑소의 멤버로서 성실하게 연예 활동을 해 왔다”며 “장기간의 전속계약 기간 동안 매회 정산되는 정산금에 대해 SM의 설명만 믿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빙이 없는 SM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자료만을 보고 정산금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린에 따르면 세 사람은 전속계약에 따른 정산주기가 매년 2회인 만큼 정산자료 및 근거 역시 매년 2회 제공돼야 하나, 12~13년이나 되는 전속계약 기간 동안 SM 아티스트들은 정산자료, 정산 근거를 제공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SM의 입장은 다르다. SM은 이날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 전까지 연 2회, 개정 후에는 매월 정산했다. 그 자료에 대해서는 원하면 언제든 내방해 확인하도록 협조했다"며 "아티스트 내방 때마다 지출 내역에 대해서는 별도로 제공했고, 수년간의 계약 기간 동안 아티스트는 정산 방식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M은 그러면서 "멤버들이 대리인이나 회계사를 동반해 정산 자료를 얼마든지 점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왔다"며 "멤버들이 요구한 '사본'을 제공하지 않고 '열람'을 허용한 데 대해선 '외부 세력 등 제삼자를 상대로 한 부당한 제공이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 멤버 측은 SM의 전속계약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린 측은 “SM은 12∼13년의 장기 전속계약 체결도 모자라 아티스트에게 후속 전속계약서에 날인하게 해 각각 최소 17년 또는 18년의 계약 기간을 주장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SM의 아티스트에 대한 극히 부당한 횡포”라고 주장했다.

세 멤버의 주장대로라면 SM의 계약기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에서 규정한 7년보다 훨씬 길다. 이는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 아티스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에 “장기간의 전속계약은 백현, 시우민, 첸뿐만이 아니라 SM 소속 대부분의 아티스트도 비슷한 처지”라며 “장기간인 기존 전속계약 및 후속 전속계약서 체결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도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M은 이에 대해서도 "당사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 및 권고하는 표준전속계약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며 "이 계약은 엑소 전 멤버 황즈타오(타오)가 제기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의 소에서 대법원에 의해 그 유효성과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엑소 멤버들과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년 6개월간 긴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30일자로 멤버 7인과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약 1개월간 멤버 측 대리인과 여덟 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조항 하나하나를 세밀히 조율했다는 설명이다.

SM은 "당사는 엑소 멤버들과 두 차례나 부속합의서를 체결해 아티스트에게 유리하게 정산 요율을 변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속 아티스트에게 접근해 허위 정보와 잘못된 법적 평가를 전달하고,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무시하고 자기들과 계약을 체결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비상식적인 제안을 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됐다"며 이번 사태의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SM은 “해당 외부 세력은 아티스트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전혀 없음에도 유언비어, 중상모략, 감언이설 등으로 당사 소속 아티스트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전속계약을 위반하거나 이중계약을 체결하도록 유인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외부 세력의 시도는 갈등을 조장해 기존 팀을 와해시키고자 하는 속내도 숨겨져 있다”며 “이는 K팝 산업 전체의 건전한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용서되어서는 안 될 위법한 행위”라고 덧붙였다.

SM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비지·소유 등이 소속된 빅플래닛메이드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측이 엑소 세 멤버에게 접근해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빅플래닛메이드는 그러나 "보도에 언급된 아티스트를 만난 적 없고, 그 어떠한 전속 계약에 관한 논의나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며 "(SM이) 내부 계약 상황을 관련 없는 본사와 결부한 의도가 무엇인지 유감을 표한다. 계속해서 이 같은 주장을 한다면 강경하게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엑소는 2012년 12인조로 데뷔, ‘늑대와 미녀’·‘으르렁’ 등의 히트곡을 냈다. 이후 중국인 멤버 루한·크리스·타오가 팀을 이탈해 9인조로 재편됐고, 마지막 중국인 멤버 레이와 SM과의 계약은 지난해 4월 만료됐다. 올해 완전체 복귀를 준비해왔지만, 카이가 군에 입대했고 백현·시우민·첸 세 멤버는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