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은행이 높은 근원물가와 고평가된 주택가격, 환율 불안, 부동산 대출을 향후 통화정책 관련 리스크(위험)로 꼽았다.
한은은 8일 '통화정책신용보고서(2023년 6월)'에서 이러한 점들이 상당 부분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잠재 리스크로 남아 있다며 "리스크 요인들은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어 정책 운용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적절히 고려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인플레이션은 기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나타내는 다양한 근원 지표들이 높은 수준에서 하방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인플레이션의 하락 속도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그동안 지연돼 온 공공요금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의 글로벌 동조화가 심화된 가운데 향후 예기치 못한 공급 충격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면서 국내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근원물가의 경직성과 현재 고용 상황, 서비스 수요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물가전망의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며 "소비자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위험은 금융불균형 해소가 지연될 가능성이다. 한은은 "주택가격이 여전히 소득수준과 괴리돼 고평가돼 있으며 가계부채 비율도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누증된 금융불균형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올해 들어 주택가격 하락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가계대출도 재차 증가함에 따라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환부문 불안 가능성도 잠재 리스크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경상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국내 통화정책 기조가 조기에 전환될 경우에는 환율 상승 압력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개선이 지연될 경우 성장의 하방 리스크와 외환 수급 불균형 위험이 높아지면서 대외건전성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
금융 불안 재연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금리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 관련 신용 리스크가 다른 부문 및 시장 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다는 평가다.
힌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관련 익스포져(노출)가 높은 증권사, 건설사에 대한 신용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기준금리에 대해선 "중립금리 범위를 소폭 상회하는 긴축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시장금리 수준을 보면 올해 들어 장단기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해 긴축 정도가 상당폭 축소된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 상황의 전반적인 긴축 또는 완화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상황지수(FCI)에서도 주택가격, 주가 등 자산 가격이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조정된 점이 주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금융 여건이 긴축적인 수준을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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