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미중의 동남아 영향력 비교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 쇠퇴엔 우려감

“단순 경쟁보다 중국 대응할 대안 제시해야”

지난달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담 계기로 열린 미국-인도네시아 2차 전략대화에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레으토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
지난달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담 계기로 열린 미국-인도네시아 2차 전략대화에서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레으토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미국에 대한 인식이 중국보다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소프트파워를 이용해 미국이 이 지역의 외교·경제·안보에서 입지를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8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을 평가한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 따르면 인구가 비교적 많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지의 사람들은 중국에 비해 미국에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에 보다 우호적인 감정을 표시한 곳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화교가 집중된 국가로 나타났다.

이번 백서는 각 국가와 국제 단체들이 대중 또는 엘리트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각종 여론 조사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이 지역에서 전략적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에 대한 조사에서는 나라 별로 결과가 나뉘었다.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높게 평가된 반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싱가포르에서는 미국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조사에선 대부분 국가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백서는 “중국의 행동과 의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동남아 지역 전체에 외교적, 경제적 틈이 생겼다”면서 “워싱턴은 이를 이용해 긍정적인 정치, 안보, 경제 의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설팅 업체 보워그룹아시아의 머레이 히버트 연구 책임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과 같이 이 지역의 강국들은 일반적으로 미국이 중국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안보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미국이 무역 규칙을 정하고 이 지역에 투자를 하는데 있어 존재감을 가지지 못했다는 좌절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탈퇴한 것을 언급하며 “이 지역 국가들이 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라시아그룹의 제레미 챈 중국 컨설턴트는 “미국은 이 지역의 외교·경제·안보 문제에 더 많이 관여함으로써 입지를 개선하고 중국의 의도에 대한 회의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워싱턴의 전략은 무역과 투자에서 중국과 경쟁하기 보다 지역 포럼에 나서서 중국 모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