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때 강도에게 성폭행... 숨기며 살아야하는 줄 알았다”

DJ소다. [DJ소다 인스타그램]
DJ소다. [DJ소다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일본 공연 중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린 뒤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부터 “꽃뱀”이라고 언급되는 등 2차 가해를 당한 DJ 소다(35·본명 황소희)가 “원인은 가해자이지, 노출된 섹시한 의상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과한 노출 의상이 문제라는 식의 2차 가해성 발언들이 잇따르자 단호하게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22일 DJ 소다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의류와 성범죄 사이에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절대 피해자를 문제 삼고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전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옷을 드러내는 것은 성폭력 유발자'라는 마음가짐은 매우 편향적이고 안드로센트적인 시각이다"라고 썼다.

[DJ 소다 페이스북 갈무리]
[DJ 소다 페이스북 갈무리]

DJ소다는 "내가 6살 때 부모님 두분 다 일하시다가 집에 혼자 있다가 강도한테 강간당함"이라고 충격 고백했다. 그는 "이때 부모님한테 거짓말하고 도둑맞을 뻔했는데 부모님 다칠까봐 문 안열어줌. 충격으로 선택적 변이증에 시달리게 되었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숨기고 살았다"고 했다.

이어 "2018년 한국의 스펙트럼 페스티벌에 놀러갔을때 VIP에 있던 한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해서 그 남자의 정체를 찾고 있었다. 그때 한 사진작가가 '넌 잘 벌잖아, 요새 미투 운동 심한데 너까지 그러면 먹고 살기 힘들 것 같다'고 해 그 말을 듣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DJ 소다는 또 "해외 동료DJ한테 성추행 당했을 때 사과도 없이 장난이라는 소리만 들었다"며 "평생 성추행을 몇 번 당했고,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숨기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DJ소다가 일본 오사카 공연 도중 일본 관객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진을 공개했다. [DJ소다 인스타그램]
DJ소다가 일본 오사카 공연 도중 일본 관객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진을 공개했다. [DJ소다 인스타그램]

그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피하거나 숨고 싶지 않다. 이를 무시하면 또 다른 누군가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피해자에게 원인 제공을 묻는 거냐. 나는 가해자나 2차 가해자는 똑같이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DJ 소다는 문제가 된 일본 공연을 기획한 일본 공연기획사 트라이하드 재팬의 입장문을 올리며 "복장과 성범죄 피해는 절대 관계가 없다. 피해자를 문제 삼아 범죄 책임을 전가하는 사고방식은 매우 편파적이며 편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시각이다. 원인은 섹시한 옷이 아니라 가해자"라고 적었다. 이 입장문에는 트라이하드 재팬이 DJ 소다에게 범죄행위를 저지른 범인을 특정해 형사 고소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공연인 '뮤직 서커스 페스티벌' 공연 중 DJ소다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20대 남성 2명은 21일 오사카부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가 22일 보도했다. 두 남성은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유튜브를 통해 "정말 죄송하다", "술을 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랬다"며 사과 영상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