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금지약정 맺었는데 중국 제조업체로 이직
삼성디스플레이,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
전 그룹장 A씨 “직업선택 자유 과도하게 제한해 무효”
법원, 삼성디스플레이 손 들어줬다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에서 14년간 근무하다 중국 제조업체로 이직한 직원에 대해 2년간 경쟁업체 이직을 제한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제기한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50민사부(부장 박범석)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그룹장 A씨를 상대로 “경쟁업체 근무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A씨 사이의 전직금지 약정은 유효하다며, A씨가 이를 어길 경우 1일당 5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A씨는 2008년에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해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공정 개발 업무의 그룹장을 맡았다. 그룹장으로서 A씨는 중요 정보를 다루는 핵심 직원이었다. 그러던 A씨는 지난해 1월, 돌연 건강상 이유로 퇴사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A씨와 ‘전직금지약정'을 맺었다. 앞으로 2년간 국내외 경쟁업체에 이직하거나, 창업하지 않는 대신 1억1300여만원(세전)을 지급받는 조건이었다.
분쟁은 A씨가 퇴사한 뒤 7개월 만에 중국의 한 제조업체에 취업하면서 벌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씨를 상대로 “전직금지약정에 따라 중국의 해당 회사에서 근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해당 약정은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 무효”라고 반박했다.
법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먼저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는 OLED 방식 디스플레이 제작기술은 상당한 기간 노력을 들여 개발한 것들로서 외부에서 취득하기 어려운 정보”라며 “해당 정보가 경쟁업체에 유출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에게 상당한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했다.
이어 “디스플레이 분야의 국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직금지약정을 유효하다고 볼 만한 공공의 이익이 있어 보인다”며 “기술 유출 방지가 필요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2년의 전직금지기간이 과도하게 장기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는 ‘건강 문제’를 이직 사유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국내에 거주하는 게 치료에 더 편리할 것으로 보이는데도 해외에 취업한 점 등에 비췄을 때 이를 주요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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