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에 ‘독과점’ 지적하며 소송 제기
월가 “칸 해고하라” 목소리 커져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페이스북)와의 반독점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한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아마존에 올들어 네 번째 소송을 제기하면서 비판 여론이 증대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 창출한 소비자 혜택은 등한시한 채 특별한 이유 없이 ‘마녀사냥식’ 소송을 남발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리나 칸은 아마존에 대해 틀렸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아마존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칸을 비판했다.
통신은 “FTC의 아마존 소송 제기는 소비자 혜택을 보호하기 위한 임무를 포기한 처사로, 도를 넘은 정부 개입으로 패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FTC는 지난달 26일 아마존이 온라인 스토어 시장과 판매자를 위한 시장에서 독점을 남용했다며 시애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이 판매자에게 자사 물류 프로그램과 광고 서비스를 쓰도록 강요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칸 위원장은 아마존 프라임(유료 배송 서비스) 상품에 자사 제품을 노출하려면 판매자들이 서비스를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처사가 ‘독과점’이라고 지적했다. 아동 정보 무단 수집, 동의없는 유료 회원제 프로그램 유도 등에 이어 올 들어 아마존에 대한 네 번째 소송이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칸 위원장이 이번에도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매체는 “FTC가 아마존을 독과점으로 정의한 시장에는 쇼피파이(음원 플랫폼) 같은 커머스 기업은 포함하지 않고 있고, 중국 직구 플랫폼 테무나 쉐인같은 급성장하는 플랫폼에 대한 언급 없이 인위적으로 아마존을 불법 독점이라 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아마존의 미국 소매 전자상거래 매출은 30% 이하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또 “구매자에게 동일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경쟁 촉진 방안과 소비자 혜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아마존 프라임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배송 네트워크로, ‘판매자가 마음껏 원하는 배송 서비스를 사용해야 한다’는 FTC의 이론은 고객 신뢰를 깨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칸 위원장은 빅테크 기업 반독점 소송에서 줄줄이 패소하면서 비판을 받아왔다.
올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은 FTC가 독점이 우려된다며 메타의 가상현실(VR) 기업 ‘위딘 언리미티드(Within Unlimited·이하 위딘)’ 인수를 막아 달라며 제기한 인수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지난 7월에는 690억달러 규모의 MS-액티비전블리자드 합병거래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FTC는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할 경우 게임 시장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인수 금지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FTC가 이를 뒤엎을 단 하나의 문건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NYT는 “소송을 주력 무기로 사용하는 칸 위원장의 전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며 “FTC의 행정력을 낭비하면서 치명상을 입고 있다”고 했다.
칸은 FTC 위원장이 된 직후 “FTC는 지나치게 현실에 안주했고, 항상 이기지 못해도 기업을 상대로 더 많은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반기업 강경론을 펴왔다. 하지만 지나친 ‘소송 폭주’에 월가 기업인과 공화당 정치인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언론들은 칸이 기업에 소송을 걸 때마다 ‘큰 스윙(big swing)’에 나선다고 표현했지만, 정작 승소에 이르지 못하면서 ‘헛스윙 삼진’이라는 굴욕만 확인하고 있다.
심지어 월스트리트의 민주당 후원 지지자들이 지속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리나 칸을 해고해야 한다”고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가 금융인들이 바이든이 재선에 나설 경우 지속적으로 반기업 행보를 취하는 칸을 잘라야 한다는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며 “그 정도로 칸에 대한 기업인들의 적대심이 심하다”고 전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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