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통합을 강조하며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취소를 제안한 데 이어 중진들의 희생을 압박한 것. 그 대상에는 김기현 대표, 장제원 의원 등 친윤 핵심부도 포함된다. 당 내에서는 이번 논의를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론’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상징적인 인사들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긍정 기류도 있지만, 경쟁력 있는 인사들까지 교체 대상이 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다선 의원은 2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인 위원장의 이번 제안은 텃밭에서 우리 당의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영남권 중진들에 대한 제안의 연장선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문제제기는 좋았으나, 각 지역의 구체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영남권과 달리 수도권 다선은 당의 경쟁력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도 “수도권은 희생을 할 만큼 특권을 누리지 못했다”며 “사실상 영남권 중진들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공무원도, 구청장도 3번 이상 못 한다”며 “3번 하고 지역구를 옮기든지 굉장히 많은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오가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처음에는 통합, 그 다음에는 희생”이라며 “(3선 이상) 인기 있고 노련한 분이면 지역구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혁신위는 이날 밤 ‘희생’을 주제로 1시간30분가량 온라인 화상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구에서 3번 이상 당선된 의원의 동일 지역구 연임 금지, 국회의원 불체포·면책 특권 제한 등이 논의됐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혁신위의 이번 제안에 해당하는 당 내 인사는 111명 중 23명이다. 여기에는 지도부인 김기현 대표(울산 남을·4선),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3선), 유의동 정책위 의장(경기 평택을·3선), 친윤 핵심 인사로 꼽히는 권성동(강원 강릉·4선)·장제원(부산 사상·3선) 의원이 모두 포함된다.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다선 의원은 12명인데, 지난 총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대결을 위해 대구 수성을에서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된 주호영 의원(5선)은 포함되지 않는다.
당 내에서는 반발이 적지 않다. 혁신위가 일방적인 험지 차출을 요구할 경우 지난 총선과 같이 무소속 출마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이미 경쟁력 있는 의원들은 올초부터 무소속 출마까지 각오하고 지역구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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