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1일 ‘주요국 물가 상황 비교’ 보고서 발표
공공요금 인상 억제·유류세 인하, 잠재적 물가 상승요인
“미국은 공급충격 해소…상품 가격 오름세 크게 약화해”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물가를 두고 비용압력이 누증됐다고 표현했다. 특히 비용상승 충격을 완충했던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더디게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미국은 공급 충격이 상당 부분 완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주요 원인으로는 서비스물가가 지목됐다. 수요 요인이 인플레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성장과 함께 나타나는 인플레인 셈이다.
한국은행은 31일 ‘주요국 물가 상황 비교’ 보고서를 내고 “주요국 근원물가 상승률의 더딘 둔화 흐름에는 국가별로 차별화된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공급(비용) 측면에서 아직 인플레 압력이 완화되지 않았다고 봤다. 한은은 “팬데믹‧전쟁 등으로 비용압력이 누증되었던 데다 올해 중반 이후 추가적인 공급충격이 크게 나타나면서 당초 예상보다 파급영향이 오래 지속될 수 있어 향후 디스인플레이션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물가를 억눌러온 공공요금과 유류세 인하도 잠재 상방압력으로 분류됐다. 일정 시점에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되거나,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하면 즉각적인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팬데믹 이후 비용상승 충격을 완충하였던 전기·가스요금 인상폭 제한, 유류세 인하 등과 같은 정부의 정책지원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기·가스요금은 주요국에 비해 인상폭이 제한되면서 지난해 소비자물가 급등을 완화한 측면이 있는 반면, 인상 시기가 이연되면서 파급영향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며 “현행 유류세 인하폭(휘발유 25%, 경유 37%)이 축소될 경우에도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수요 압력에 대해선 약화했다고 표현했다. 수요 압력을 다르게 말하면 소비 압력이다. 한은은 “우리나라는 주요국과 달리 국내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으로 상품가격 상승률의 둔화 흐름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인플레에 대해선 다르게 해석했다. 공급(비용) 압력은 해소됐고, 성장세를 동반한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미국은 공급충격에 따른 영향이 상당폭 해소되면서 상품가격의 오름세가 크게 약화되었으나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타이트한 노동시장 등으로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10월 현재 최근 3개월간의 상승률(모멘텀)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2.0%로 미국(1.1%)과 유로지역(0.9%)을 상당폭 웃돌았다”며 “품목별로 보면 주요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농산물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최근 3개월간 오름폭의 상당 부분을 기여했다”고 밝혔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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