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가지안테프, 바클라바 명소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튀르키예를 여행할 때 한국 관광객은 웰컴젤리 로쿰(Lokum)과 디저트 바클라바(Baklava)를 꼭, 여러 번 먹고, 그 달콤함을 잊지못해 구입해오며, 한국에서 꺼내먹으면서 그 때 그 여행을 다시 추억한다.
튀르키예(돌궐) 형제의 나라라고 하는 한국(고구려)에서 요즘 바클라바를 만들거나 수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국내 판매점을 검색하면, 서울 이태원,송파, 부산, 청주 등 예상보다 많은 판매점이 전국에 산재해 있고 손쉽게 직구까지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 바클라바의 날’이었던 지난 17일 이후 더욱 관심이 커진 듯 하다.
코리안 약과, 프렌치 파이와 비교되는 튀르키예 바클라바는 겹으로 쌓은 반죽 필로(filo) 도우에 피스타치오, 호두 등 견과류를 넣은 단맛의 페이스트리이다.
종잇장처럼 얇게 늘린 반죽 사이에 버터를 발라 겹겹이 쌓고 속을 다진 견과류와 설탕으로 채워 오븐에서 구워낸다. 기원전 8세기 무렵 부터 만든 음식이라고 전해지는데, 이런 류의 디저트 파이 중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이다.
29일 튀르키예 관광부에 따르면, 흑해 지역 바클라바에는 헤이즐넛이, 중부 아나톨리아에서는 호두가 바클라바에 들어간다.
또 에게해 연안 지역에서는 아몬드를, 에디르네와 트라키아에서는 참깨를 사용한다. 아나톨리아 남동부에서는 바클라바를 잘게 부순 피스타치오가 들어간다.
바클라바는 모양과 재료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하우츠 딜리미(Havuç dilimi)는 당근 모양으로 큼직하고 길쭉하게 썰어낸 바클라바를 말한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쿠루 (Kuru) 바클라바는 버터량을 줄이고 카이막 크림을 생략해 더욱 바삭하게 구워낸 것으로 2주 정도 장기 보관이 가능해 선물용으로 적합하다.
세모난 모양의 쇠비예트 (Şöviyet) 바클라바, 피스타치오나 호두 함량을 두 배 늘려 단맛을 덜어낸 두블레(double) 등 수많은 종류의 바클라바가 튀르키예에서 만들어져, 추운 연말 세계인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구전으로는 기원전 800년 무렵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해지지만, 기록상으로는 기원후 1473년 오스만제국 궁중 기록물에 나온 내용이 가장 앞선다. 축제 등 중요한 날에 상에 오르던 귀한 음식이다.
18세기에는 바클라바 제조법을 전문적으로 익힌 마스터 셰프 만이 바클라바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유네스코 창의 도시 네트워크에 소속된 아나톨리아 남동부의 가지안테프(Gaziantep)시는 튀르키예 전통 미식 도시로 유명하다.
가지안테프 바클라바는 유럽연합 (EU)의 전통 식제품 목록에 등재되어 있기도 하다. 가지엔테프 바클라바는 40~45겹의 얇은 파이 반죽을 겹겹이 쌓아 올린 후, 현지에서 생산된 품질 좋은 피스타치오를 뿌려서 만든다.
맛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모양이다. 장인 정신으로 견고하게 빚어진 바클라바의 외형은 예술작품을 연상케 한다. 정육면체, 직육면체 모양도 있고, 우리의 김밥 모양도 있다.
가지안테프는 바클라바의 전통을 가장 잘 계승한 도시로, 바클라바 제조법을 배우려는 견습생들과 장인들을 중심으로 그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가지안테프는 ‘바클라바의 성지’ 답게 바클라바 박물관과 상점들이 도시 곳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