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고령의 이산가족 분들의 고통을 해소하는 것은 민족적 책무이며, 남북이 함께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문제다”
통일부가 6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에 남북대화 제의에 응할 것을 재촉구하면서 강조한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진정성과 실천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 이후 나온 것으로 남북대화가 성사될 경우 이산가족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논의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당국자 역시 올해 초 기자들과 만나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민족은 역사에 부끄러움을 안고 가야 한다”면서 “아무리 전쟁을 해도 최소한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있으며 꼭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는 신청인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미 숨을 거두고 생존자 대부분도 고령인 현실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의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신청자 12만9604명 가운데 6만733명이 사망했으며 생존자 6만871명 중 절반이 넘는 51.4%가 80세 이상이다.
지난해 8월 6만312명이었던 사망자는 두달 뒤인 10월에는 6만733명으로 421명이나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북에 있는 가족의 생사조차 모르고, 한번에 추첨을 통해 100명 정도 상봉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언제 가족을 만날지 기약조차 못하는 형편이다.
줄잡아 7만여명에 이르는 이산가족들이 한번에 100명씩 매달 만나도 60년 가까이 걸린다는 단순 계산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3년내 이산가족들이 최소한 생사확인과 서신교환만이라도 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 북한은 2013년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불과 나흘 앞두고 금강산관광 재개와 연계시키며 돌연 무산시키는가하면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성사 직전까지도 연례적인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빌미로 막판까지 불확실한 태도를 보이며 몽니를 부리기도 했다.
우리 역시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적 사안과 분리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나마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꾸준히 이어지던 이산가족 상봉은 대북강경책을 앞세운 이명박 정부 때는 단 두 차례에 그쳤다.
다행스러운 점은 박근혜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북측이 원하는 부분까지 고려할 것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두 차례나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고 많은 장관급회담이 개최됐지만 가장 기본적인 가족의 생사확인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만약 박 대통령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임기 내 이산가족 신청인 전원의 생사확인과 서신교환을 실현하고 상봉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역사에 남는 업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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