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대 의대 졸업 의사'로 신분을 속여 스마트폰 소개팅 앱에서 만난 여성에게 12억원여를 가로챈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2부(김상규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2)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피해자 B씨를 속여 336차례에 걸쳐 12억 5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결과 A씨는 2016년 스마트폰 소개팅 앱에서 B씨는 처음 만났다.
A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의사를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모두 거짓말이었다.
별다른 직업 없이 주식이나, 해외 선물 투자를 하며 생활하던 A씨는 금융기관에 갚아야 할 채무가 쌓여가자 그를 믿고 만난 B씨에게 돈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A씨가 B씨에게 돈을 빌려달란 말을 꺼낸 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쌓이기 시작할 무렵인 2018년부터였다.
처음에는 "미국에 있는 집 대출금 이자를 갚아야 한다"며 B씨에게 300만원을 빌려 갔다.
이후에는 병원을 개원하려는 척하며 인테리어비용, 의료기기 임대료, 병원 직원 인건비 등을 명목으로 수백만 원씩 손을 벌리더니 한 번에 빌리는 액수가 1000만원을 넘기도 했다.
병원 개원 관련 채무로 압류를 해제해야 한다거나 소송 비용 등을 명목으로 2~3일에 한 번씩 돈을 빌리기도 했다.
그가 의사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B씨는 적게는 3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A씨에게 송금했다.
이렇게 B씨는 336차례에 걸쳐 12억 5000만원을 건넸다.
수사 결과 A씨는 빌린 돈으로 주식이나 해외선물 투자를 하거나 의사 행세를 하며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죄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B씨에게 피해액 변제를 거의 해주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금전 피해가 심각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 피고인은 현재까지 피해회복을 거의 해주지 못했고 앞으로의 변제에 관한 구체적 방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 동종의 범죄 전력은 없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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