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용 장비 수입 비율 23.5%
전자응용기기·계측제어분석기
3대 폼목, 전체의 52.3% 차지
이란과 충돌 확산땐 타격 불가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 확전 우려가 커진 가운데 현지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운영 차질로 인해 반도체 공급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창업국가’로 불리는 이스라엘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부터 부품·장비 제조업체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걸쳐 핵심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해있기 때문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이스라엘 수입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품목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로, 전체의 2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수입액은 총 3억6300만 달러 규모다.
이어 전자응용기기(18.4%), 계측제어분석기(10.4%)로 세 품목이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52.3%)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8억700만 달러였다.
이스라엘은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부터 다양한 스타트업까지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포진돼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했으며 반도체 장비 관련 수입 관세도 철폐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주력 산업의 소재·부품·장비 분야 수입 의존을 개선하기 위해서 원천 기술 보유국인 이스라엘과 기술협력을 확대해왔다. 이스라엘의 반도체 계측 및 검사 분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36% 이상(2020년 기준)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전쟁 확전은 우리 반도체 공급망에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또 이번에 전쟁 발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망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이스라엘 현지에는 글로벌 톱 장비 업체인 미국 KLA,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가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 캠텍, 계측 장비 업체 노바 등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업체의 제조 공장도 여럿이다. 팹리스 스타트업도 포진해있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반도체 기업으로는 인텔이 꼽힌다. 인텔의 데스크톱PC용 12세대 코어프로세서(엘더레이크), 13세대 코어프로세서(랩터레이크) 등 중앙처리장치(CPU)를 생산하는 ‘팹28’이 이스라엘 남부 키랴트가트에는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확전이 이어질 경우 세계 최대 CPU사인 인텔이 생산에 차질을 빚거나 공장 가동이 멈추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키랴트가트 공장은 인텔 전체 반도체 생산능력의 11%가량을 담당하는 글로벌 핵심 생산거점이다.
인텔의 CPU 생산차질이 현실화되면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추정한 인텔의 올해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은 71%에 달할 만큼 CPU 시장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인텔의 12~14세대 CPU는 D램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및 DDR5를 모두 지원하는데, CPU 생산이 줄어들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D램 공급량도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이스라엘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다른 지역으로 대체하는 등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또 2차관을 실장으로 하는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운영, 국내 기업은 물론 에너지·수출 등에 미칠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에서 들어오는 반도체제조용 장비 등을 다른 지역으로 대체하고 있다”면서 “또 이스라엘에 공장을 둔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 영업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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