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금융공공기관이 방만한 경영을 벌였다는 정황이 대거 적발됐다.
예산삭감에도 직원의 사내복지 수준을 유지하고자 예산규정을 위반하면서 기금을 출연하고, 불필요한 직급을 폐지하라는 정부의 지침에 보수는 같지만 이름만 다른 직책을 새로 만드는 등 ‘꼼수’ 경영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문제 삼아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의 비위내용을 금융위원장에게 통보하는 등 11개 금융공공기관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15일 감사원의 ‘금융공공기관 경영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한국산업은행 수석부행장에 재직하던 당시 금융위원회로부터 급여성 복리후생비가 120억원 삭감되자 사내복기지금 190억원을 출연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기금이 적정한지 검토하지 않고, 금융위와 협의하지 않는 등 예산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은행의 경영난이 더 심해지고 민영화 방침이 사실상 철회된 2012년 때에도 같은 방식으로 198억원을 사내복지기금으로 출연했다. 감사원 측은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려는 노력없이 기존 복리후생 수준을 유지하고자 사내복지기금을 임의로 출연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직원의 1인당 사내복지기금은 3200만원에 달했고, 연간 86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직원들에게 부당지급됐다.
한국거래소는 임직원이 조합원으로 있는 신용협동조합을 활용해 임직원에게 추가 이득을 몰아줬다.
한국거래소 내 주차장과 상점을 연간 2억7000여만원에 신용협동조합으로 임대를 줬다. 주차장 운영 수익만 연간 9억원 이상이지만 대폭 할인된 가격에 임대 계약을 줬고, 차익은 고스란히 조합원인 임직원 몫으로 돌아갔다.
2011~2013년 동안 이를 통한 조합원 배당률이 일반적인 이자수익만 감안한 배당률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연 7.51~9.14%를 기록했다.
정부로부터 직급을 줄이라는 조치를 받자 이름만 바꿔 직책을 유지하는 ‘꼼수’도 드러났다.
중소기업은행 등 6개 금융공공기관은 2007년 12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이사대우’ 등의 별도직급을 폐지하라는 조치를 받았다. 이 같은 직급은 일반 직원처럼 정년까지 근무하면서 이사에 준하는 보수, 처우를 받아 문제가 됐다.
이에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하고선 실제론 ‘이사대우’ 등 별도 직급과 보수와 처우가 같은 유사한 집행간부를 신설, 운영해왔다.
감사원은 총 11개 기관에 걸쳐 138건의 감사 결과를 적발, 금융위원장이나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각 기관별 담당자에게 해당 문제점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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