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안녕하세요.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영화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故(고) 정은임 아나운서의 음성이 되살아난다.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업 수퍼톤은 내달 2일 MBC 라디오에서 방영되는 특집 방송 ‘여름날의 재회’에 AI 음성 기술을 지원했다고 31일 밝혔다.
‘여름날의 재회’는 2004년 여름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된 정은임 아나운서의 20주기를 맞아 기획됐다. 고인은 1992년부터 1995년, 2003년부터 2004년까지 MBC 라디오 ‘FM 영화음악’의 DJ로 활약했다.
방송은 MBC 라디오에서 다음 달 2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이어진다. 총 3부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에서 정은임 아나운서의 목소리 복원은 2부에 해당하는 ‘FM 영화음악’에서 들을 수 있다.
수퍼톤은 MBC 라디오에서 전달받은 정은임 아나운서의 과거 방송본을 분석, 자연스러운 발화 스타일을 구현하고자 했다.
수퍼톤 관계자는 “수퍼톤만의 특정 인물의 음색을 추출해 복원하는 고품질 음성 변환 기술을 통해 정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음색·발음·음고·강세 등 4개 구성 요소별로 특징을 각각 분석해 고인의 생전 목소리를 다시 만들어 냈다”며 “정 아나운서가 실제 방송하는 듯한 생동감을 구현하기 위해 남유정 성우가 고인의 어투와 기교를 살려 대본을 읽고 녹음에 참여해 부족한 부분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이교구 수퍼톤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수퍼톤의 기술은 단순히 고인의 음성 재현을 넘어, 사람들의 감정과 기억을 되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그리운 목소리들을 재현하는 프로젝트로 기술의 가치를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퍼톤은 앞서 여러 방송 프로그램과 협업, 김현식, 김광석, 터틀맨(임성훈), 임윤택, 유재하 등 고인이 된 가수의 음성을 AI 기술로 재현했다. 지난해엔 밴드 더 크로스 멤버로 사지마비 사고 이후 샤우팅 창법을 구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김혁건이 라이브 무대를 마칠 수 있도록 음성 복원 기술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