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7000만 원에 판 그림이 170억 원 상당의 카라바조 진품으로 판정된데 분노한 옛 주인이 경매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으나 패소했다고 블룸버그와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랜슬롯 윌리엄 드웨이트는 이탈리아의 유명화가 카라바조의 1594년작 유화 ‘카드사기꾼’의 복제화로 추정되는 그림을 2006년 경매회사 소더비를 통해 팔았다.
그러나 이 작품을 4만2000파운드(약 7100만원)에 사들인 영국의 저명 예술사가이자 수집가인 데니스 마흔 경은 면밀한 검토 끝에 그 이듬해 생일 파티에서 1000만 파운드(약 170억원)의 가치가 있는 진품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에 화가 난 드웨이트는 지난해 10월 소더비가 경매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감정을 소홀히 했다며 1100만 파운드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 주장과 전문가들의 증언을 청취한 영국 최고재판소의 비비언 로즈 판사는 이날 판결에서 소더비 측이 감정을 소홀히 했다는 원고측 주장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즈 판사는 판결문에서 소더비측 감정사들은 고도의 자격을 갖췄고 철저한 감정도 벌인 것으로 본다며 그림이 진품으로 보일 만큼 좋은 상태가 아니라고 결론낸 것은 타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판결문에서 그림의 진위는 언급하지 않았다.
소더비 감정사들은 X선 분석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검토한 뒤 진품이 아니라고 결론지었고 경매 카탈로그에는 그의 제자가 그린 복제품으로 소개했다. 또 이 그림이 경매를 위해 전시되면서 엄청난 관심을 모으자 감정사들을 다시 불러 재감정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그림이 진품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소더비는 승소 판결이 내려지자 “우리의 전문성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기쁘다”고 논평했다.
반면에 드웨이트는 변호인을 통해 “극도로 실망했다”면서 항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그림을 사들인 마흔 경은 2011년 100세로 사망했고 그림 자체는 런던의 성요한기사단 미술관에 대여된 상태다. 지금까지 아무런 논란이 없이 유일한 진품으로 인정된 카라바조의 ‘카드사기꾼’은 미국 텍사스의 킴벨미술관에 전시돼 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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