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한 소니 픽처스의 영화 ‘인터뷰’ 해킹 사건의 불똥이 미국 정보기관으로 튀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이미 2010년부터 북한 정보통신망에 침입해 북한 해커들의 활동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왜 소니 해킹을 막지 않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 정보기술(IT) 전문지 컴퓨터월드는 “4년 전 북한 통신망에 침투했었다는 NSA가 소니 해킹 사건을 막기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컴퓨터를 지켜야 할 NSA가 낮잠을 자고 있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IT 전문지 기즈모도 역시 “적어도 NSA가 소니 해킹 같은 사건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신호를 포착했음을 의미한다”며 “증거들이 해킹 사건 이전에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8일(현지시간) NSA 기밀문서와 전직 정부 당국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NSA가 한국 등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2010년 북한 네트워크에 침투해 북한 해커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내부 작업을 추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심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소니 해킹 사건의 주체로 북한을 지목하는 데는 이 소프트웨어로 수집한 증거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NSA가 북한의 소니 해킹을 충분히 사전에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소니 해킹 사건 조사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해킹 추적에는 통상적으로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미국이 소니 해킹 사건 1개월 뒤 ‘북한 책임’이라고 발표했다는 점에서 그만큼의 자료가 축적돼 있었음을 의미한다며 “일부 정보기관의 조직 이기주의가 개입됐었는지 의심해야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미 정보기관이 사이버 정보 수집 기법의 북한 등 외부 노출을 꺼려 의도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작년 12월 소니 해킹 사건과 관련, “북한 정부가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수사결과를 공식 발표했으며 미 행정부는 이달 초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