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폭로한 유튜버가 구속됐다.
8일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20대 유튜버 A씨와 해당 유튜브 채널 영상 제작자 30대 B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의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을 유튜브 방송에 공개해 영업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A씨 등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제보나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자료를 수집해 영상을 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들도 다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 외에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다른 유튜버들도 계속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슈를 끌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 등을 퍼트리는 소위 '사이버 레커'들의 무분별한 신상 공개로 큰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주의를 당부하며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년 전 경남 밀양에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당시 고등학생으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를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그러나 기소된 10명 역시 이듬해 소년부로 송치됐지만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치면서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았다.
지난 6월 이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영상들이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올리며 인기를 끌자 다른 유튜버들이 잇따라 신상 폭로에 가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