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자전쟁 시작 후 6주간 병원 83% 피해
“이스라엘군, 가자 병원 근접거리서 대형 폭탄 투하”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 발발 초기에 고용량 폭탄을 투하해 가자지구 병원의 대부분이 폭격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NN은 9일(현지시간) 과학전문지 플로스(PLOS) 글로벌 퍼블릭 헬스를 인용, 하버드대 등의 연구 결과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6주 동안 이스라엘군이 파괴력이 강한 2000파운드(907kg)급 고용량 폭탄을 가자 지구 전체 병원의 25%를 대상으로 '살상 범위' 내에서 투하했다고 보도했다.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이로 인해 가자 지구 내 36개 병원 가운데 30곳(83%)이 시설 및 인명에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수준의 폭격 영향력에 든 것으로 추정됐다.
2천파운드급 폭탄은 파괴력이 커 미군이 인구밀집지역에 더는 사용하지 않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지난해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에게 '안전지대'라고 안내한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 2000파운드급 폭탄을 수백회 투하했다고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연구팀을 이끈 하버드대 데니스 쿠니초프 박사는 "2000파운드급 폭탄이 지상에 떨어지면 그들은 1000파운드가량의 파편을 남기게 된다"며 "폭탄 자체의 위력과 파편으로 인명을 앗아갈 수 있으며 수백m 떨어진 콘크리트 건물이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니초프 박사는 또 "이같이 가까운 거리에서 고용량 폭탄 투하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해당 무기는 미국이 공급한 것"이라고도 지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자 전쟁 발발 이후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2000파운드급 폭탄 'MK-84'를 1만발 이상 공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