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오는 9월 경유택시 도입을 앞두고 환경부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환경부는 대기 오염을 유발하는 미세먼지, 질소산화물(NOx) 등의 배출이 많은 경유택시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법률이 만들어지고 국토교통부가 강행에 나서 반대만 할 수도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 위상이 약화된 환경부의 처지를 잘 보여주는 일이다.

윤성규 환경부장관은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사 사회부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경유택시 사업이 거론될 때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는 도입을 재고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며 종전의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경유택시 도입은 지난 2013년 12월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추진됐다. 당시 택시업계는 고유가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유종 다변화를 요구했고, 국토부가 ‘택시산업 종합발전대책’의 일환으로 경유택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9월부터는 전국적으로 연간 1만대씩 경유택시에 리터당 345.54원의 유가보조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경유택시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는 경유택시의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올해 경유택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으로 경유택시 도입 명분이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환경오염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데다 경제성도 낮아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유택시는 기존 LPG 택시보다 가격이 대당 1000만원 가까이 비싼데다 29배 가량 더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도로 운행 때에는 질소산화물이 2배 더 많이 배출된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은 폐렴ㆍ폐출혈 등 심각한 기관지 질환을 유발한다.

전국에 있는 환경단체들도 최근 성명서를 통해 경유택시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구경북녹색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등은 경유택시가 시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이미 경유택시 도입이 결정된 이상, 더 이상 반대하기 어려우며 후속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지난 3일 경유택시 배출가스 관리를 강화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경유택시 배출가스 보증기간(거리)은 기존 16만㎞에서 2016년 19만2000㎞, 2020년 24만㎞로 각각 늘어난다.

2017년부터는 배출가스 보증기간 내 배출가스 허용기준 적합 여부를 검사(결함확인검사)하는 대상에 경유택시도 포함된다.

또 경유택시 정밀검사 주기를 현행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고, 2016년에는 검사 항목에 질소산화물이 추가된다.

그럼에도 경유택시가 늘면 그만큼 환경이 악화되고 이에 대한 비판은 환경부가 받을 수밖에 없다는 데 환경부의 고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