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 “젊은 것들이 뭐가 춥다고 난방 틀어 달라고 그래? 옛날 없던 시절에는 옷이랑 내의 몇 벌 껴입고 건강하게 살았구만.”

난방을 요청하는 하숙생에게 돌아온 주인 아주머니의 대답은 그럴듯하게 들리면서도 참 야박했다. 초겨울 뚝 떨어진 수은주에 한기 가득찬 방에서 대학생 김도훈(26ㆍ가명) 씨는 패딩 점퍼를 입고 잠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김 씨가 얼마 뒤 자신의 방에 전기장판을 들여 놓자 이를 본 주인 아주머니는 “전기장판 오래 틀면 전기세 많이 나온다”며 타박했다. 방학때 김 씨가 하숙집에 계속 남아 있으면 주인 아저씨는 “왜 고향에 가지 않느냐”고 눈치를 주며 수차례 채근하기도 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학가에 위치한 이 하숙집은 10여개의 방을 갖추고 5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월세를 받는다. 김 씨가 자신의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같은 횡포를 고발하자 많은 학생들이 공감하고 분노했다.

대학생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세비용과 하숙집 주인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상경해 원룸에서 거주하는 대학생들은 1400만원이 넘는 보증금에 매달 42만원 가량의 월세를 지출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 대학생이 서울 중앙대 대로변에 빼곡히 붙어 있는 원룸, 자취방, 하숙집 벽보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대학생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세비용과 하숙집 주인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상경해 원룸에서 거주하는 대학생들은 1400만원이 넘는 보증금에 매달 42만원 가량의 월세를 지출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 대학생이 서울 중앙대 대로변에 빼곡히 붙어 있는 원룸, 자취방, 하숙집 벽보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일부 하숙집 주인들의 갑질 횡포에 주거 약자인 대학생들의 신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이 된 하숙집 주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학생의 글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면서 “글로 인한 피해가 커서 경찰에 신고할까 생각중”이라며 제기된 횡포에 대해 부인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김 씨 뿐 아니라 복수의 대학생들이 이 하숙집의 횡포에 당한것으로 확인했다.

대학생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세비용과 하숙집 주인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상경해 원룸에서 거주하는 대학생들은 1400만원이 넘는 보증금에 매달 42만원 가량의 월세를 지출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 대학생이 서울 중앙대 대로변에 빼곡히 붙어 있는 원룸, 자취방, 하숙집 벽보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대학생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세비용과 하숙집 주인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상경해 원룸에서 거주하는 대학생들은 1400만원이 넘는 보증금에 매달 42만원 가량의 월세를 지출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 대학생이 서울 중앙대 대로변에 빼곡히 붙어 있는 원룸, 자취방, 하숙집 벽보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이 곳에 1년여간 하숙을 했던 오정태(가명) 씨는 “한겨울에도 난방을 아주 약하게 해주고,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면 난방을 안 해줬다”면서 “그런데 한번은 볼일이 있어 밑에 층 주인집에 갔다가, 내 방과 달리 너무 따뜻해서 놀란 적이 있다”고 씁쓸해 했다.

오 씨는 “하숙집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너무나 안 좋았다. 매일 매일이 거의 똑같은 장아찌 류의 반찬이었다. 첫 달 이후부터는 아예 식대를 제외했다”고 회상했다.

대학생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세비용과 하숙집 주인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상경해 원룸에서 거주하는 대학생들은 1400만원이 넘는 보증금에 매달 42만원 가량의 월세를 지출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 대학생이 서울 중앙대 대로변에 빼곡히 붙어 있는 원룸, 자취방, 하숙집 벽보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대학생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세비용과 하숙집 주인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상경해 원룸에서 거주하는 대학생들은 1400만원이 넘는 보증금에 매달 42만원 가량의 월세를 지출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한 대학생이 서울 중앙대 대로변에 빼곡히 붙어 있는 원룸, 자취방, 하숙집 벽보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넉달 만에 이 하숙집을 떠난 정모(25ㆍ여) 씨의 반응도 비슷했다. 정 씨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다 맞다. 주인집 아저씨는 다른 학생들 뒷담화를 예사로 하고, 술에 취해 나에게 ‘남친이랑 미리 자면 안 된다’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할 때는 너무 친절하고 깨끗해서 안심했는데, 다음날 아침부터 곰팡이가 필 지경의 반찬을 내줘 경악했다”면서 “처음에 서울로 왔을 때 자취하기가 무서워 하숙을 선택했었는데 멋모르고 피해를 보는 학우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물을 많이 쓴다며 샤워 중 온수를 꺼버리는 등 하숙집 주인의 횡포를 겪었다는 한 학생은 “선량한 하숙집 주인들도 많겠지만 이처럼 ‘절약’을 핑계로 갑질을 하는 주인들도 있다”면서 “하숙집 주인들은 생존권을 요구하며 대학 기숙사 신축도 반대한다는데, 하숙생들에게 인정을 베푼다면 학생들이 알아서 하숙집을 찾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