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이나 바뀐 수능 20년
지난 8월 말 교육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을 발표했다. 올해 처음 실시한 A/B 선택형 영어시험을 내년부터 없애고 2017학년부터는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게 골자다. 이로써 1993년 도입한 수능은 20년 사이 17번째 변화를 맞았다.
첫 수능이 도입된 때는 1993년 김영삼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김영삼정부는 집권하면서부터 교육개혁을 주요 개혁과제의 하나로 설정하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교육개혁위원회(교개위)를 구성했다. 교개위는 이 개혁안에서 당시 시대를 세계화ㆍ정보화 시대, 문명적 대전환의 시기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에 낙오되지 않고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개위는 “90년대 초반까지의 교육은 암기 위주의 입시교육, 경직되고 획일적인 교육, 산업화를 위한 양적 성장 위주의 교육”이라면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 담론을 교육 개혁의 핵심 논리로 대두시키기 시작했다.
세계화에 발맞춰 수능이 탄생했다. 암기력이 아닌 대학 강의를 알아듣고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를 판별하는 능력이 부각됐지만, 수능 도입과 함께 사교육 열풍도 불어닥쳤다. ‘창의성’을 평가한다는 명분으로 대학은 교과서 외 범위에서 문제를 출제했다. 이에 따라 김대중정부에 이르러 수능은 대대적인 변화를 또 겪었다.
2004년. 노무현정부 들어 ‘3불정책’(고교등급제ㆍ본고사ㆍ기여입학 등 금지)을 추진하면서 입시제도는 또다시 격랑의 소용돌이로 빠졌다. 노 대통령은 “대개 합리적으로 1% 정도 선발할 수 있을 정도면 되지 이를 또 1000분의 1로 나누고 거기서 또 우열을 가리게 하는 문제에 부닥쳐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영역별로 등급만 제공하는 수능등급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그해 단 한 차례만 치러졌다.또 수시모집 최저 학력기준 및 우선선발 기준으로 수능을 활용하도록 하고, 여기에 ‘입학사정관제’가 더해지면서 수시의 종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명박정부도 ‘입학사정관제’를 확대,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을 억제하려고 했지만 우수 학생을 미리 선발하려는 대학들은 우수 학생을 미리 유치하기 위해 수백가지 전형을 도입했다. 대학가는 수시전형이 3800가지가 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현 정부는 이명박정부가 도입한 수준별 수능을 폐기하고 국가영어능력시험(NEAT)을 수능 영어로 대체하려던 구상도 백지화했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 백년지계(百年之計)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며 “백년지계가 아닌 사년지계(四年之計)가 될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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