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을 풀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자들이 만났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3일(현지시간)로 사흘째를 맞은 셧다운 정국은 끝 모를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일명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 예산안을 놓고 대통령과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탓에 어느 한 쪽이 크게 양보하지 않는 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연방 정부 예산으로 운영됐던 병원과 국립공원, 연구소 등 공공부문 업무가 차질을 빚으면서 대중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 사흘째 셧다운…‘빈손 회동’에 정국 안정 난망오바마는 2일 오후 존 베이너(공화ㆍ오하이오)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자들과 만났으나 현격한 견해차만 확인했다.

베이너는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 나서 “대통령은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며 빈손으로 끝난 회담의 책임을 오바마에게 돌렸다.

반면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상식이 통하기를 바란다”면서 공화당에 공을 떠넘겼다.

오바마는 CNBC와 인터뷰에서 1995년 클린턴 정부 이후 17년 만에 닥친 셧다운 상황에 대해 “이번에는 다르다. 투자자들이 걱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 당파가 채무불이행도 꺼리지 않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정부 예산안을 반대해 온 공화당을 겨냥했다.

◇“아픈 애들이 무슨 죄”…美국립보건원 ‘발동동’셧다운으로 예산집행이 멈추면서 국립 의료기관이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셧다운 이후 직원의 4분의 3 정도가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가고 나머지만 현장에 투입됐다.

NIH는 평소의 90% 정도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면서도 셧다운 동안 “(보건원장이 의료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는 한) 환자를 추가로 받거나 새로운 의료 실험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IH 대변인은 셧다운이 계속되면 매주 어린이 환자 30명을 포함, 200명이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려야한다고 전했다. 어린이 환자 중에는 10명 정도가 암환자라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그는 NIH가 약 1400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해왔으며 내주 4건의 새로운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정부 업무가 정상화될 때까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적 관광명소인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나 그랜드캐년을 찾은 관광객들도 미국 정치권이 낳은 돌발상황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셧다운 전에 공원에 들어와 호텔과 산장 등에 머물고 있는 관광객들도 3일 오후 3시까지는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하원은 2일 유명 관광지를 운영하고 NIH에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임시방편으로 여겨지는 이번 조치가 상원과 백악관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민주당은 하원이 통과시킨 법안이 이른바 ‘오바마케어’에 사용될 재원을 고갈할 목적이라고 비판했고, 백악관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오바마에게 ‘셧다운’이란…“정치적 이득”백악관과 정치권이 예산안을 놓고 싸우며 셧다운까지 가는 사태까지 빚어졌지만정작 오바마 대통령이 손해볼 부분은 많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히려 정국을 유리한 국면으로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대통령으로서 대중과 접촉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통해 셧다운에 관한 책임을 공화당에 돌리면서 본인은 정쟁으로 인해 피해를 본 당사자이자 국민이 동정해야 할지도자로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셧다운 이후 서서히 분열 양상을 보이는 공화당 내 집안 싸움을 먼발치서 구경하며 정치적 반사이득도 얻을 수 있다는 게 오바마 측근의 지적이다.

오바마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로버트 깁스는 “당신이 백악관이라면 가만히 뒤에 앉아 보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