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미국 공화당이 17일(현지시각) 오바마 대통령과의 예산전쟁에서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뒤 향후 투쟁노선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케어의 전면적 철폐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의료장비에 붙는 세금을 철폐하는 방법 등 점진적인 무력화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원 공화당과 백악관 사이를 막판 조율했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내표는 17일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셧다운을 감행한 것은 전술상 오류였다”며 “공화당 의원들 다수가 오바마케어를 분리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해 새로운 대응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숨 고르기 VS 몸 사리기... 공화당 내부분열=오바마케어 철폐를 위해 셧다운을 걸고 투쟁했던 공화당은 잃기만 했을 뿐 얻은 것이 없었다. 오바마케어 저지라는 당초 목표에 근접하지도 못한채 오바마의 의도대로 내년 예산안과 국가부채상한 증액을 통과시켜줬고, 이 기간동안 지지율은 22년 만에 최저치인 28%대로 떨어졌다.
공화당이 가장 크게 잃은 것은 내부 분열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보수성향의 신문 워싱터포스트(WP)는 17일 “오바마는 승리했고, 그의 적(敵)은 나쁜 방향으로 쪼개졌다”며 “지난 표결에서 많은 공화당원들이 정부 재개를 반대하는 등 공화당은 내부에서 ‘그들만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분열이 향후의 대 오바마 투쟁에서 공화당의 전투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번 합의에 대한 평가는 공화당 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미치 매코널 대표는 “어제의 합의는 공화당의 약화된 입지를 감안할 때 최선이었다”며 “작전상 펀트(미식축구에서 공격에 실패했을 때 경기를 멈춘 뒤 상대팀에 공격권을 넘기는 것)를 했지만 내년에 공화당이 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투쟁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매코널 대표의 발언이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또다른 전쟁’을 준비하기 전에 도망칠 궁리부터 하는 것이라는 당내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다.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당내 비판론자들은 매코널 대표가 당 지지율이 떨어지자 끝까지 투쟁해보지도 않고 너무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의 ‘재부팅’ 가능할까=공화당이 충격적인 패배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동안 오바마는 “승자는 없다”고 표정관리를 하면서도 자신의 국정아젠다를 밀어부치는 등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오바마는 17일 백악관 연설에서 “국가 디폴트 위기를 피하고 정부의 문을 다시 연 협력을 바탕으로 올해 안에 예산과 이민개혁, 농업법 등 3가지 핵심 과제를 매듭짓자”고 제의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오바마가 임기도중에 ‘재부팅’을 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얻었다며, 이번 승리를 제대로만 이용한다면 첫 번째 임기부터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일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 오바마 대통령의 완전한 승리를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예산전쟁도 잠시 기한이 미뤄졌을 뿐 3개월 뒤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특히 시기적으로 중가선거와 겹치면서 더욱 치열한 대결이 예상 되기 때문에 미국의 내홍은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에서는 공화당의 패배가 반드시 오바마에 호재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대선패배 후 분열양상을 되풀이 해 온 공화당이 이번 협상을 거치면서 결속력을 높이는 계기를 찾았다는 시각이다.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못 믿을 AI기업…검증하고 평가받게 하라[머브 히콕]](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3.2391f1fe070840f39f8da5e471902ef7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