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물리적으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은 힘들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상봉 대상자 선정과 시설점검 등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필요한 준비기간이 최소 4주 정도 소요되는 상황에서 설이 다음 주로 다가온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임 대변인은 다만 “그렇지만 이산가족의 염원을 고려해 설 이후에라도 빠른 시일 내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개최될 수 있도록 북한이 우리 제안에 조속히 호응해 나오기를 바란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산가족 상봉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박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생존해 계신 분들의 연세를 고려할 때 더 지체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번 설을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이 열린 마음으로 응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이후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가타부타 답변 없이 5·24 대북제재 조치가 해제돼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지난달 2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민족분열로 당하고 있는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고통을 하루빨리 덜어주려는 것은 우리의 일관한 입장”이라면서도 “5·24조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북남 사이에 그 어떤 대화나 접촉, 교류도 할 수 없게 돼있는 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특히 “남조선 당국이 인도주의 문제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면 말로만 이산가족 문제를 떠들지 말고 대결을 위해 고의적으로 만들어 놓은 차단 조치부터 제거해야 한다”며 사실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5·24조치와 연계시켰다.
북한은 이후 언론매체를 동원해 5·24조치가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진 ‘혈육상봉을 가로막는 근본 장애물’이라며 5·24조치 해제를 요구해왔다.
정부는 이에 대해 “5·24조치 해제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한 만큼 남북간 대화를 통해 접점을 마련해 나가야 할 사안”이라며 “북한이 순수 인도적인 사안인 이산가족 문제를 이와 전혀 무관한 5·24조치 해제와 연계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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