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ㆍ인터내셔널도 법정관리…기존경영진 거의 관리인 선임
현재현 회장일가 담보지분 처분 시작돼 재기기반 상실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5개 계열사에 대해 법원이 모두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함에 따라 계열사간 보유지분 매각 논의도 본격화됐다. 유동성 위기로 회생절차가 시작된 만큼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동결해준 채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각 계열사는 청산과 존속이 갈리게 된다.
법원은 또 동양네트웍스 김철 대표를 제외하고는 동양증권 노조와 투자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양이 신청한 기존 경영진을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다만 동양ㆍ동양레저ㆍ동양인터내셔널은 기존 대표 외에 외부인사를 공동관리인으로 선임해 견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재현 동양 회장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룹 구조조정 개입’ 김철 네트웍스 대표 관리인 제외=서울중앙지방법원은 17일 회생절차를 신청한 동양그룹 계열사 중 ㈜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 등 5곳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특히, 자본잠식 상태로 청산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던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도 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게 돼 관심을 모은다.
법원은 동시에 동양이 신청한 5개 계열사 관리인으로 현 경영진을 대부분 선임했다. 기존경영진 유지원칙(DIP)에 따라 배임ㆍ횡령 등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다만 법원은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에 대해선 그동안 ‘오너와 유착설’, ‘그룹 구조조정 개입설’ 등으로 물의를 빚은 점을 감안해 관리인에서 배제시켰다. 대신 관리인 신청을 하지 않은 김형겸 현 등기이사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동시에 법원은 동양ㆍ레저ㆍ인터내셔널에 대해 기존 대표(박철원ㆍ금기룡ㆍ손태구) 이외에 각각 정성수 전 현대자산운용 대표, 최정호 전 하나대투증권 전무,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를 공동관리인으로 선임해 기존 경영진을 견제하도록 했다. 동양시멘트는 따로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아 김종오 현 대표가 그대로 관리인 역할을 하게 됐다.
법정관리가 개시되면서 ㈜동양ㆍ레저ㆍ인터내셔널 등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매각에 관한 논의도 시작된다. 이에 따라 동양매직(동양 100% 보유) 동양증권(레저 14.8%, 인터내셔널 19% 보유) 동양시멘트(동양 54.96%, 인터내셔널 19.09%, 네트웍스 4.20% 보유) 동양파워(시멘트 55.02%, 레저 24.99%, 동양 19.99% 보유) 등이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법원은 대표자심문 등을 거쳐 회생절차 요건을 이미 평가해봄에 따라 5개 사에 대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절차)을 적용해 신속하게 회생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법원 관계자는 “사건이 이해관계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해 앞으로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현 회장 재기기반 상실?=결론적으로 현 회장의 재기기반은 회생절차 시작에 따라 차츰 상실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회생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우량 계열사가 존재해야 하는데 현 회장에게는 이것이 없다. STX 강덕수 회장과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경우와는 다른 점이다.
또 기존 계열사 보유주식은 모두 담보로 잡힌 상태여서 주식거래가 재개되면 현 회장의 지분은 사실상 제로(0)가 된다. 일례로, 법정관리 신청을 하지 않은 동양증권의 현 회장 일가 보유지분은 지난 16일 금융기관의 담보권 실행에 따라 장내 매도돼 지분율 0%가 돼 현 회장 일가는 동양증권 특수관계인에서도 빠졌다.
관리인이 모두 기존의 경영진이 선임됐다 하더라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따라서 향후 각자도생에 들어가는 동양 계열사들은 철저히 법원의 판단에 따라 현 회장 일가와는 무관한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된다.
전 동양그룹 관계자는 “오너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유력 계열사가 사실상 없어 현 회장이 재기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사상 초유의 재벌출신 개인파산도 거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동양사태’ 부실감독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증인으로 참석한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에 대해서도 회생절차 신청 직전 1000억원 규모 기업어음 발행과 관련한 도덕적 해이 문제를 따졌다.
조문술 기자/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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