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선박금융공사 부산 설립이 세계무역기구(WTO) 피소 가능성을 이유로 무산 위기에 처하자 부산지역 관련 업계, 학계, 시민단체, 정치권이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양ㆍ선박 관련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 대표 20여명은 21일 오후 3시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선박금융공사 부산 설립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키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과 박윤소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동희 한국선박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의장, 이기환 한국해양대 교수, 김창수 부산대 교수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논의에서는 WTO 피소 가능성이 있는 선박금융공사의 대안으로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 본사의 부산 이전 가능성 등에 대해 집중 논의가 이뤄졌다. 또한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관련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해 해양금융 종합센터를 설립하는 안은 실효성이 낮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회의 결과를 토대로 부산 정치권과 다시 한 번 논의를 가진 후 다음 달 말까지 의견을 통일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정치권에서도 선박금융공사 무산에 따른 대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부산지역 여당 국회의원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정금공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금공 부산 이전을 위해 태스크포스도 구성했다.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김정훈, 박민식, 유기준, 이진복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정부의 정책금융 개편 방안에 따라 산업은행으로 재통합이 예정된 정금공을 부산으로 이전해 선박금융 업무를 전담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안은 당초 박근혜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무산되면서 정금공 이전이 부산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좋은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금공 이전으로 WTO 제소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금공은 설립 근거상 선박, 해운을 포함한 모든 산업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금공이 선박금융 비중을 늘린다면 무리 없이 선박 산업을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7일 열린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김정훈, 박민식 등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정금공의 부산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금융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갔다.

부산을 선박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진행된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경제진흥원 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가 주관하는 ‘2013 한국선박금융포럼’이 오는 23일 오후 해운대 벡스코 신관 3층에서 개최된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조선ㆍ해양플랜트 산업의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을 망라하는 국제 컨퍼런스인 ‘코마린 컨퍼런스 2013(Kormarine Conference 2013)’기간 중 부대행사로 열린다.

이번 포럼에서는 선박금융의 이해와 부산금융중심지, 한국 및 글로벌 선박금융시장 동향, 선박금융시장의 새로운 물결 등의 주제 발표와 함께 한국선박금융산업의 도전과 미래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부산이 지향하는 선박금융중심지를 국내외 해운ㆍ조선업계 종사자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