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첫 해, ‘괴물 본색’을 드러낸 류현진(26·LA다저스) 효과가 올 겨울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한국인 역대 최대 포스팅금액(2573만 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을 기록하며 태평양을 건너간 류현진이 루키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소속팀 다저스가 19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와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승제) 6차전에서 0-9로 대패하는 바람에 월드시리즈에서 탈락, 더이상의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6년간 3600만달러(약 390억원)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데뷔 첫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호성적을 기록했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한국인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까지 챙기며 그에 대한 물음표를 믿음과 확신의 시선으로 바꿔놓았다.
‘류현진 후폭풍’이 올 겨울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 조짐이다. 국내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최초의 선수인 류현진이 첫해 두자릿수 승수에 3선발 자리까지 꿰차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출신 선수들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 전승(24승무패·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하며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라쿠텐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25)가 ‘몸값 인플레’ 현상을 보이고 있고, 윤석민(27·KIA)에 대한 미국의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시즌까지 28연승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세운 다나카는 우에하라 고지(보스턴)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구로다 히로키(양키스) 다르빗슈 유(텍사스) 등 일본인 투수들이 높은 성공률을 보임에 따라 관심의 대상이 됐지만, 류현진 효과가 다나카의 몸값 급상승에 플러스 요인이 됐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다나카는 2011년 다르빗슈가 기록한 5170만달러(약 550억원)의 역대 최고 포스팅금액을 넘어설 전망이다. ESPN은 다나카의 포스팅 금액이 최대 6000만달러(약 640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양키스와 텍사스 등이 다나카 영입을 위해 물밑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올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윤석민이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류현진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특히 지역 언론에서 한국인 투수 윤석민을 ‘추천’하는 기사가 연일 등장하면서 달라진 위상을 느끼게 했다. 이미 선발진이 부족한 미네소타가 관심을 보인 가운데 최근엔 시카고 언론에서도 윤석민을 언급하고 나섰다. 시카고 지역 매체인 시카고 나우는 “시카고 컵스가 한국의 우완 윤석민을 눈여겨보고 있다. 컵스가 환태평양 지역의 투수들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있다”며 윤석민과 다나카를 함께 거론했다. MLB 사무국은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윤석민의 신분조회를 요청했고, KBO는 “윤석민은 현재 KIA 타이거즈 구단 소속 선수이며 한국시리즈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고 답하는 등 벌써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윤석민은 지난 14일 LA로 출국해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미국 진출 모색을 병행하고 있다.
류현진의 맹활약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각 구단은 스카우트들에게 한국인 선수 리포트를 좀더 정확하게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의 한 스카우트는 “한국에서 FA 자격을 얻는 수준급 선수들에 대한 리포트를 제대로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LA다저스가 올시즌 류현진의 활약에 큰 힘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구단들이 예전과는 변화된 자세를 갖게 됐다고 해석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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