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효하는 호랑이. 시원시원하고 남성스런 묵선이 대담하다. 한데 사납고 무섭지만은 않다. 찡그린 듯한 눈매, 우뚝 솟은 꼬리, 뾰쪽뾰족한 수염, 땅을 디딘 다리가 어딘지 유머러스하다. 용맹스럽지만 해학적이다.
이 그림은 ‘바보산수’로 유명한 운보 김기창(1913~2001)의 작품이다. 운보는 특유의 자유롭고 활달한 필력으로 힘차고 동적인 작품을 많이 제작했으며, 풍속화에서부터 극단적인 추상에 이르기까지 구상, 추상의 전 영역을 망라하는 작품세계를 이뤘다.
호랑이도 그가 즐겨 그렸던 소재 중 하나다. 그의 호랑이는 설화 속의 수호신 호랑이보다 민화 속의 보은하는 호랑이에 가깝다. 은혜를 갚는 인지상정의 동물,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미덕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10월 29일까지 아트데이 옥션의 10월 온라인 경매에서 새 주인을 기다린다. 아트데이 10월 경매에는 총 131점의 미술품이 시중가의 30~50%에 출품됐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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