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대학들이 게임 업체들과 산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관계자들과 대학의 교수진 그리고 학생들도 참석해서 산학협력 체결식을 한다. 물론 그 내용이 기사화 되어 신문에도 오른다. 그리고 그 다음은? 아무리 찾아봐도 그 다음 액션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가 없다. 온 동네 사람들이 다 알 수 있도록 산학협력 MOU를 체결하고 뭔가 큰 일을 할 것처럼 하지만 정작 그로 인한 우수 사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말의 참으로 적절한 사례가 되고 마는 것이다. 창조경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현 정부에서도 창조경제의 돌파구는 산학협력이라고 외칠 만큼 산학협력은 기업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해법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두사미가 될 수밖에 없는 근원적인 이유는 바로 기업과 학교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와 게임 관련 학과들이 각자의 상황과 역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부정확한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게임 학교에서 게임업계에 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현재까지는 인력 이외에는 마땅히 줄 게 없다. 줄 게 없는데 어떻게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바람직한 산학협력 관계라면 학교에서 다양한 R&D를 통해 원천 기술을 개발해내고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으로 그 기술을 이전해, 상업화 이후 발생하는 이익을 기업과 학교가 공유해서 다시 재투자하는 순환구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게임 업계는 학교보다 훨씬 기술적으로 앞서있다. 학교는 그 부분을 인정하고 게임 업계와 무엇이든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만 한다. 그 게임 업계도 학교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필연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학교는 학사 일정이 있으며 쉽게 바꿀 수 없는 교육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 유연하지 못한 틀 속에서 게임과 같이 변화무쌍하고 빠르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분야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학교 안으로 게임 업계를 끌어들이는 것은 어떨까?
학교의 수업 속으로 게임업계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학사 일정을 공유하고 업계 에서 필요한 요구사항들을 정리해, 사전에 협의하고 수업의 일환으로 시스템을 구성하면 학생 인력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현재 게임 업계와의 공동작업에 대한 과목을 개설하고 업계에서 필요한 업무들을 사전 협의를 통해 정리하고, 그 작업에 적합한 학생들을 투입해 한 학기 동안 진행한다. 학생들은 업체의 담당자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실무 작업에 대한 내용을 경험하게 된다. 업체가 학생들을 관리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하지만 콘텐츠의 양산이나 기초 작업 등에 대한 부담을 열정 넘치는 학생 인력을 투입해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아웃풋에 대한 퀄리티 유지의 보장은 학교와 업체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방법은 많다. 서로의 노력이 부족할 뿐…. 지난 18일 오후에 필자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과 MOCA(무선인터넷콘텐츠협회)가 산학협력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가 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글 | 최삼하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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