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서거 50주년 방송사마다 다큐 · 드라마 · 토크쇼 등 준비…생가 · 역사적 장소 탐방 투어 상품도 인기몰이
미국은 지금 존 F.케네디 대통령의 흔적을 찾고 있다. 케네디는 50년 전인 1963년 11월 22일 오후 12시30분, 텍사스 댈러스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저격을 받고 사망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젊었고, 현재까지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다. “조국이 당신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물어라”고 외쳤던 케네디의 죽음은 아직까지 끊임없이 회자된다. 정치 명문 케네디가, 암살에 대한 미스터리, 여성편력, 유가족들의 비극적인 죽음 등 여러 이슈들 속에 화려하게 부활하는 케네디의 인기는 여전하다. 케네디 서거 50주년을 한 달 앞둔 지금, 미국은 그의 흔적을 더듬는 작업에 한창이다.
TV, 케네디를 소환하다 미국 텔레비전 방송사는 다음달(11월 22일) 존 F.케네디 대통령 서거 50주년을 앞두고 수십 개의 특집방송을 준비했다. 다음달 10일을 기점으로 CNN, NBC, PBS,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히스토리 채널에서 다큐멘터리, 드라마, 토크쇼, 예능까지 케네디를 다룬 방송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케네디와 TV는 같은 역사를 공유하는 1960년대의 대표 아이콘으로 불린다. 그는 미국 중산층 가정에 TV가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처음으로 대다수 국민들이 뉴스를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접했던 대통령이었고, 젊고 매력적인 케네디는 친숙한 TV스타가 됐다.
1963년 11월 22일 금요일 오후, ‘세상이 달라질 때’란 멜로드라마가 갑자기 중단되고 케네디가 총에 피격됐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엄청난 충격과 슬픔이 미국을 강타했다. 이후 3일 동안 미국 3개 방송사를 합친 TV시청률은 96%를 기록했다. 한 가구당 평균 31시간 이상 TV를 시청했다.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걸음마 단계였던 TV산업이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냈다. 지난 9월 에미상을 수상한 배우 돈 치들(Don Cheadle)이 수상 소감에서 케네디 암살에 대해 “TV시대가 열리던 순간”라고 평했을 만큼 케네디가 TV에, TV가 케네디에 미친 충격과 파장은 강렬했다.
서거 이후로도 케네디는 방송산업에 끊임없는 소재와 영감을 제공하며 영향을 미쳤다. 케네디는 죽었지만 그의 사후 50년 동안 전성기를 맞은 TV산업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그 순간’을 추모할 계획이다.
CNN은 11월 17일 톰 행크스가 제작을 맡은 10부작 다큐멘터리의 1부 ‘60년대: 케네디대통령의 암살’을 방영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11월 10, 12일 ‘케네디 죽이기’란 드라마를 방영한다.
정치 미드 ‘웨스트윙’에 출연했던 로브로우(Rob Low)가 케네디 역을 맡았다. PBS는 ‘미해결사건 JFK’을 통해 법의학적 시각에서 케네디 암살을 파헤치고, ‘미국인의 경험 JFK’에서 그의 일대기를 다룬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JFK: 마지막 시간들’을 통해 케네디가 죽기 전날 밤 자살한 화가 반 고흐의 그림으로 가득찬 방에 묵었다는 비화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밖에 대부분 방송사들이 1~2개 이상의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해 11월 미국인들은 TV를 통해 케네디의 기억에 잠길 것 같다.
Tour, 케네디의 역사를 탐색하다 케네디 추모 열풍이 불면서 그와 관계 있는 역사적 장소를 탐방하는 투어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케네디가 태어난 보스턴, 대통령 집무를 했던 워싱턴 DC, 암살당했던 댈러스, 3개 도시에는 올해들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보스턴(Boston)지역=케네디 생가: 아일랜드 이민자의 후손인 케네디는 1917년 조지프 패트릭 케네디와 보스턴 시장을 지낸 존 F.피츠제럴드의 딸 로즈 피츠제럴드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 조지프는 스카치위스키 수입, 금융, 부동산업 등에서 부를 축적해 영국 주재 대사로 활동하며 대통령 1명, 상원의원 3명, 하원의원 4명, 각료 1명을 배출한 ‘케네디 가문’의 기틀을 만들었다.
단골 해산물 식당(Union Oyster House): 케네디가 매사추세츠 주시사일 때 즐겨 찾던 식당. 케네디가문의 ‘식탁 교육법’은 유명한데,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신문 기사나 사설을 자녀들에게 읽히고 식사 시간을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 정치적 소양을 길러 주었다. ‘식탁 교육’의 영향인지 존 F.케네디와 형제 로버트, 에드워드는 모두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정치인으로 대성할 수 있었다.
파커하우스 호텔: 케네디가 부인 재클린 케네디에게 청혼했던 곳. 케네디는 하원의원 시절 워싱턴 신문사에서 근무하던 재클린을 만나게 된다. 30대 초반의 나이로 미국 역사상 가장 젊은 영부인이 된 그녀는 뛰어난 패션감각과 우아한 기품으로 인기가 높았지만, 케네디의 여성편력으로 끝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케네디 사후에 사업가 ‘오나시스’와 재혼했다.
▶워싱턴 DC=스미스소니언 역사박물관 및 언론박물관: 내년 1월까지 대통령과 관련된 소장품을 전시한다. 1946년 하원의원 선거에 당선된 케네디는 1960년 43세 최연소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인종, 종교, 국적에 따른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포괄적인 민권법안을 제안하고, 여성지위자문위원회를 통해 여성인권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1962년 소련과의 핵전쟁 위기를 불러일으켰던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를 해결했다. 그가 재임했던 1960년대는 미국의 황금시대이기도 했다.
▶댈러스(Dallas)지역=딜리 플라자: 케네디가 암살당한 광장. 오는 11월 22일 케네디를 기리는 대규모 추모행사가 벌어진다.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 카퍼레이드에 참석했던 케네디가 저격당했다. 총탄이 머리와 목을 관통했다. 대통령에 오른 지 3년 만이었다. 용의자로 체포된 인물은 24세의 리 하비 오즈월드. 그러나 오즈월드가 이틀 뒤 경찰서 지하실에서 살해당하면서 케네디 암살 동기는 명확히 규명되지 못한 채 미궁에 묻혔다. 6층 전시관: 오즈월드가 총을 쏘았던 전 텍사스 교과서 보관창고를 박물관으로 개조한 곳. 케네디 살해를 둘러싼 추측과 음모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이것이 높은 인기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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