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및 RO조직에 대한 내란음모 수사에서 국정원이 당원을 매수하는 등 ‘함정수사’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재 매춘ㆍ마약관련 범죄 수사에 대해서만 허용되고 있는 함정수사의 범위를 확대하고 합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13년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을 통해 이같은 주장하고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3일 지적했다.

함정수사란 수사기관이나 그의 사주를 받은 사람이 제3자에게 범죄를 저지르게 한 뒤 범죄를 실행하는 것을 기다렸다가 체포하는 수사방식으로, 범죄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의도를 유발시켜 수사하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와 범죄의 의도가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로 나뉜다.

이와 관련, 국회 입법조사처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는 불법적인 수사방법이지만,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는 대법원 판례 등을 봐도 불법적인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속한 사회 발전으로 범죄가 급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화ㆍ광역화ㆍ조직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약ㆍ밀수ㆍ뇌물ㆍ통화위조 등 전통적인 수사방식으로 수사가 어려운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범죄에 대해서는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함정수사의 범위를 확대하고 합법화 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1995년 ‘마약류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마약류 및 매춘 범죄에 한해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를 입법화 한 바 있다.

보고서는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 함정수사를 입법화해 은밀하고 조직적인 범죄에 대항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른방법으로는 적발이 현저히 어려운 사건에 대해 검사나 법원이 결정해 함정수사를 하는 독일식 ‘비밀수사관 제도’ 형태의 함정수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위법한 함정수사(범의유발형)와 합법적인 함정수사(기회제공형)를 분리하고, 합법적인 함정수사의 위법성을 제거하는 입법을 통해 함정수사를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