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발송 결제유도후 잠적

직장인 김태현(29) 씨는 최근 흥미로운 내용이 담긴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현금으로 바꿔준다’는 내용이었다. 때마침 급히 돈이 필요한 일이 생겼던 김 씨는 e-메일에 적힌 번호로 연락했다.

전화를 받은 A 씨는 “모바일 게임 ‘암드히어로즈’를 내려받은 뒤 자신이 알려준 아이디(ID)로 접속해 게임캐시를 결제하면 현금을 계좌이체로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인 김 씨는 곧바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앱스토어에 접속한 뒤 게임을 내려받았다. 이어 A 씨의 ID로 로그인해 49만5000원을 결제했다.

결제사실을 알린 뒤 몇 시간이 지나도 A 씨에게 연락이 없자 김 씨는 A 씨가 알려준 ID로 다시 접속했다. 하지만 이미 삭제된 후였다. 알고보니 김 씨가 결제한 게임캐시를 A 씨가 다른 사람에게 판매해 현금화한 뒤 잠적한 것이었다.

소액결제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해주겠다며 속인 뒤 돈만 챙겨 달아나는 신종 사기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재 서울 서대문경찰서 등 일선 경찰서에 피해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들에게 사기를 당한 사람은 최근 몇 달 새 수백명으로 추정되고, 1인당 피해액은 평균 50만원가량이다.

피의자들은 스팸메일, 문자 메시지 등을 무작위로 발송한 뒤 ‘소액결제 환전’ 피해자를 모집했다. 이어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접촉해 오면 게임캐시를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계정 양도ㆍ캐시 판매 등으로 현금화한 뒤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또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여러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해도 ‘소액결제를 현금화하려는 불법적인 일을 했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소액결제와 관련해 신종 사기수법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면서 “앱스토어 소액결제는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 혹은 각 통신사를 이용한 결제로 절차가 매우 간단하다. 이에 신종사기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