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지난달 31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김모(23)씨는 담배를 찾는 앳된 남성과 신분증 확인을 두고 승강이를 벌였다.

이때 편의점 한편에 있던 50대 남성이 “나와 함께 일한다. 성인이 맞다”고 거드는 바람에 김씨는 마지못해 담배를 팔았다.

잠시 후 김씨는 편의점을 찾은 경찰관으로부터 청소년보호법 위반 사실을 통보받고, 담배를 사간 남성이 18살 된 전모군이며 신고자도 전군임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며 언쟁을 벌인 김씨에게 앙심을 품은 전군이 담배를 사자마자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결국 김씨는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고, 편의점 업주는관리 책임을 물어 담배소매업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김씨는 “용돈 좀 벌어보려다 졸지에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며 “워낙 당당하게 성인이라고 주장하고, 보증해주는 사람도 있었던 당시 상황에서는 담배를 줄 수밖에없었다”고 억울해했다.

같은 달 12일 오전 4시께 청주시 상당구의 한 음식점.

경찰은 이곳에서 조모(18)군 등 청소년 4명이 술을 마신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업주와 종업원은 신분증을 확인했다며 당당히 항변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조군 등이 보여준 신분증은 본인 것이 아니었다. 주운 신분증을 사용한 조군 등은 주민등록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또 신분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혐의(청소년보호법 위반)로 식당 종업원 역시 불구속 입건했다. 식당 업주는 종업원의 혐의가 인정되면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새벽시간, 조군 등이 당당하게 제시하는 신분증을 꼼꼼히 살피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었다.

날로 교묘해지는 미성년자들의 신분 속이기 수법에 속아 낭패를 보는 음식점이나 편의점이 적지 않다.

7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현재 충북에서 청소년에게 술ㆍ담배를 판매했다 적발된 건수는 178건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1년간 288건이나 적발됐다.

한 달 평균 20건 이상의 음식점이나 편의점이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팔아 처벌을 받는 셈이다.

현행법상 청소년에게 술이나 담배를 판매하게 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또 2개월 영업정지와 같은 강력한 행정처분도 뒤따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판매자에게만 처벌하는 현행 제도 때문에 억울하게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푸념한다.

아무리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작심하고 속이려 든다면 이를 알아채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식당업주 이모(56)씨는 “요즘은 청소년들의 성장이 워낙 빠른데다 화장이나 화려한 옷을 입고, 심지어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면 속을 수밖에 없다”며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장사를 한다”고 하소연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판매자만 처벌하는 현행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번거롭더라도 신분증을 꼼꼼히 확인하고, CCTV를 통해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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