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금융위원회가 신속한 금융정책 집행을 위해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선택했다. 정기국회 제출 법안을 정부 입법이 아닌 의원 입법으로 제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당장 연말부터 시행할 정책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 입법으론 9월 정기국회 때 법안 통과가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11일 금융위에 따르면, 성완종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일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 등과 공동발의했다. 내용은 중소ㆍ중견기업의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대상을 신용등급 BBB 이상에서 BB 이상인 기업으로 확대하는 것. 이는 지난 7월 금융위가 발표한 ‘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의 내용과 똑같다. 금융위가 성 의원과 협의해 관련 정책을 의원 입법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ABS법 뿐이 아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방안도 관련 법률을 의원 입법으로 정기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미 제출된 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 의사를 밝힌 만큼 법률안 상정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현재 강석훈 의원과 박민식 의원, 김용태 의원 등과 접촉하며 의원 입법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
지난 8월 발표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이 담긴 산업은행법 개정안도 시간이 촉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법안 통과가 안되면 내년 7월까지 계획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기 어려운 탓이다. 일몰규정이 올해 연말까지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과 대부업법 역시 개정안이 늦어도 올해 안에는 통과해야 해 의원 입법으로 준비 중이다.
금융위가 정부입법 대신 의원입법으로 선회한 이유는 의원입법이 법안 상정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정부입법으로 법안을 국회에 상정하려면 40일의 입법예고 기간과 관계부처 협의, 규제개혁위원회 및 법제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면, 소관 상임위원회와 법사위원회 등의 논의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이 과정이 통상 4개월에서 6개월이 걸린다는 게 금융위 측 설명이다. 정부 정책 발표가 상반기에 집중되는 이유도 이같은 법안 상정 기간을 고려해서다.
반면 의원입법으로 법률안을 제출하면 보름이면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 해당 의원이 15명의 국회의원 동의를 받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15일의 숙려기간을 거쳐 바로 소관 상임위로 배정된다. 상임위나 법제처에서도 이미 다수 의원의 동의를 얻은 법률이기 때문에 별 무리 없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장 연말부터 시행해야 할 정책이 포함된 법률이 있어 올해 국회 제출 법안은 대부분 의원입법으로 처리될 예정”이라며 “거수기에서 벗어나 입법과정에 적극 참여하려고 하는 국회의 최근 트렌드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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