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스무 살 청년이지만 성숙한 연기력과 ‘천의 얼굴’을 지닌 배우로 각광받고 있다. 바로 배우 이다윗이 그 주인공. 2003년 KBS ‘무인시대’로 데뷔한 이다윗은 영화 ‘시’(2010)를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고지전’(2011), ‘최종병기 활’(2011)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최근 ‘명왕성’을 통해 현실과 마주한 뒤 돌변하는 캐릭터 김 준으로, 또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아버지의 복수를 감행하는 박신우로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비록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후반부 등장하지만, 존재감만은 단독 주연 하정우 못지 않다. 영화 속 반전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로 베일에 꽁꽁 싸여 있던 이다윗을 만났다.
관객들은 아무도 테러의 진범이 이다윗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법한 것이 윤영화(하정우 분)를 협박하는 범인의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50대 중년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이다윗은 개봉 전부터 박신우가 진범이라는 사실을 꽁꽁 숨겼다고 했다.
“제가 범인이라는 사실에 다들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주위에 아무한테도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정말 절친한 친구 네 명에게만 이야기하고 입을 닫았죠.(웃음) 영화 촬영을 거의 반년 전에 해서, 친구들도 제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더라고요. 하하.”
사실 상 박신우의 비중은 크지 않다. 영화가 끝나갈 때쯤 등장할뿐더러, 대사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래도 욕심이 났어요. 강렬한 등장이 마음에 들었어요. 분량이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답니다. 아쉬운 건 목소리 연기를 제가 못했다는 거예요. 원래 제가 하려고 녹음하고 연습하고 그랬는데, 아무리 기계로 만져도 목소리 자체에서 어린 냄새가 너무 많이 드러난다고 하더라고요.”
박신우는 하정우와 이경영을 혼란에 빠뜨리는 인물이다. 잡힐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는 고단수의 범인.
“감독님과 박신우 역할에 대해서 얘기를 엄청 많이 나눴어요. 사전에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대본 연습을 정말 많이 했고요. 정말 고맙게도 하정우 선배님이 같이 연습을 해주셨어요. 여러 가지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요. 감독님에게도 실제로 전화해서 대본을 계속 읽어보고 그랬죠. 엄청 연습했어요.”
뭐니 뭐니 해도 극의 가장 큰 묘미는 하정우와 이다윗의 건물 폭발 전 격투신이다.
“일단 세트 자체가 기울여진 세트라 한 번 구르면 계속 굴러갔죠. 비록 짧은 신이지만 무술팀이랑 연습을 거듭하면서 추억을 쌓았어요. 영화로 볼 때도 재미있더라고요. 촬영하면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어요. 살이 좀 까지고 긁히고, 잔부상 정도였죠.”
이다윗은 매번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 이유를 묻자 “재밌어서”라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그냥 그런 캐릭터에 더 많이 끌리는 것 같아요. 재밌어서 그런가봐요. ‘과연 내가 이 캐릭터를 얼마나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관객들의 인상에 남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흥미가 생기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다 해보고 싶어요.”
이다윗은 현재 대학입시 준비 중이다. 실기나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발로 뛰며 연기를 배운 그는 “수업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끔 연기학원을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연기를 학원이나 이론으로 배워 본 적이 없거든요. 그냥 현장에서 선배님들, 스태프들이 알려주는 대로 배우면서 습드해 간 거죠. 그렇게 하다 보니 수업을 배워보고 싶더라고요. 선생님들이 어떻게 가르쳐 주실지 궁금해요. 분명 제가 그동안 해 왔던 방식과 다른 게 있고, 배워갈 게 있겠죠. 연극 영화과에 진학하고 싶어요.”
이다윗은 존경하는 배우로 김윤석, 송강호를 꼽았다. 그들의 눈빛 연기에 홀딱 반했다고 털어 놓으며 웃어 보였다.
“롤모델이라기보다는 김윤석 선배님, 송강호 선배님에게 배우고 싶은 게 있어요. 바로 눈빛 연기에요. 눈빛이 정말 강렬하신 것 같아요. 남자 배우로서 각기 다른 눈빛이 너무 멋있어요. 김윤석 선배님의 이글이글한 눈빛에 확 빠져 버렸죠. 말이 필요없는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너무 멋있고, 저 또한 그런 눈빛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하하.”
연기도 연기지만 평소 음악에도 관심이 많단다. 인디밴드의 음악과 힙합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듯했다. 다방면에서 끼를 갖고 있는 보기 드문 인재다.
“만약에 연기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음악에 빠져있을 것 같아요.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관심있고, 제가 소리를 만드는 것도 좋아해요. 전에는 밴드 활동도 했었어요. 힙합도 좋아하고요. 노래 자체를 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관심은 정말 많아요. 최근에도 페스티발 여러 군데를 다녀왔어요.”
▲사진 김효범 작가(로드포토스튜디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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