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이 정도로 변할 줄은 몰랐습니다. 입학한 지 10년, 졸업한 지 5년 만에 찾은 서울대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였습니다. 새 건물이 줄지어 들어서고 길이 달라진 것도 놀라웠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커피전문점과 외식업체들이었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학생식당과 매점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외식업체들이 건물마다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국립대라는 이유로 외부업체가 학내에 들어오지 않았던 당시에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커피전문점과 외식업체가 입점해 있는 다른 대학을 보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우리 학교는 언제 저렇게 개발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학생식당 메뉴에 질려 가끔 외식을 나갈 때면 ‘학교 안에도 이런 데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달라진 지금의 모습을 보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 개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유행어처럼 ‘너 되게 낯설다~’란 느낌이랄까요. 학교의 소박함과 편안함이 사라지고 화려함과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냥 세월이 흐르면서 학교가 발전하고 학생들의 편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학생식당과 매점을 더 즐겨 찾을 것이라고 생각해봤습니다. 커피전문점이나 외식업체는 직장인인 제가 가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학생식당 밥보다 비싼 커피를 파는 커피전문점에는 학생들이 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얇은 주머니 사정에 커피전문점은 엄두도 못내고 학교 매점에서 파는 700원짜리 아이스커피에 만족했던 대학 시절이 스쳐갔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난에 더 어렵다는데 아니었나 어리둥절해졌습니다.

물론 당사자인 학생들은 더 편리해진 학교에 만족할 수 있고 소비가 개인의 자유인 것도 맞습니다. 그냥 지나간 세대의 향수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이 13억원의 적자를 보며 운영이 어려운 지경이라는 소식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몇년째 동결됐던 학생식당 밥값을 몇백원 올리는 것에는 반대하면서 훨씬 비싼 외부업체가 학교로 들어오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 것도 모순이 있어 보입니다. ‘외부업체에 밀려 학생식당이 문을 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저의 기우(杞憂)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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