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샤오미)이 사과(애플)를 야금야금 먹고 있다’

과거 ‘짝퉁 애플’로 여겨졌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가 IT시장에서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10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던 중국인 기술진들을 규합해 설립된 신생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는 가격을 무기로 중국시장에서 이미 ‘진품’인 애플을 넘어섰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샤오미는 자신이 모방하던 애플도 아직 출시하지 못한 스마트 TV를 내놓았다. “아이폰이 일으켰던 혁명을 TV에서도 일으키겠다”는 도발적인 말까지 서슴지 않으면서 전자업계까지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샤오미의 최고경영자(CEO) 레이쥔(雷軍)은 ‘스티브 잡스의 아류’로 불렸다. 그는 샤오미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대놓고 잡스를 모방했다. 깜깜한 무대 중앙에 켜진 한줄기 조명 아래 청바지와 검정색 티를 입고 신제품을 소개하는 그는 영락 없는 중국인 잡스였다.

하지만 이제 아무도 샤오미를 애플의 짝퉁이라며 우습게 보지 않는다. 심지어 ‘애플이 샤오미에게 배워야 할 것들’이라는 기사마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샤오미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함으로써 유통 마진을 가격에서 뺐다. 애플의 ‘아이폰5’ 가격(5288위안)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1999위안(약 35만원)짜리 스마트폰은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지난달 출시된 보급형 제품인 ‘훙미(紅米)’는 이의 절반 가격인 799위안(약 14만원5000원)에 팔렸다. 판매 개시 90초 만에 10만대가 팔려나가고, 예약 주문량이 745만대에 달해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기능 삽입 여부를 투표에 부쳐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기기가 아닌 서비스로 수익을 남기려는 전략도 샤오미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인 린빈은 “아마존이 킨들(전자책 리더)을 저렴하게 판매한 후 전자책을 팔아 이윤을 남긴 것처럼 샤오미도 게임이나 온라인 서비스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돌풍에 만족하지 않고 아이폰이 세상을 바꿨던 것과 같은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며 스마트 TV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니의 TV 생산 협력업체였던 대만의 위스트론이 샤오미의 TV를 생산하기로 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샤오미의 스마트TV 가격은 47인치 기준 2999위안(약 52만7374원)으로 경쟁사 보다 월등히 싸다. 중국의 레노버(PC), 알리바바(온라인쇼핑몰), 바이두(인터넷 검색) 등과 함께 웹서핑, VOD, 게임 등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지난 8월 말 구글의 부사장 출신 휴고 바라를 영입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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