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폭력 미화제기 등 논란 제작진, 3부시사회 등 적극 대응

올해 추석 연휴에는 수많은 파일럿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SBS ‘송포유’는 거의 모든 파일럿 프로그램의 존재감을 덮어버릴 정도로 파장과 반향이 컸다.

‘송포유’는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이승철ㆍ엄정화 마스터의 음악 지도로 합창단원이 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특집이었다. 총 3부작 중 2부까지 방송됐지만 자극적인 장면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제작진은 3부 방송 이틀 전인 지난 24일 취재진에게 3부 영상을 미리 공개하는 시사회를 하기도 했다.

‘송포유’가 방송된 후 극과 극의 반응이 나왔다. 문제아들을 교화시키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진정한 ‘착한 예능’이라는 반응이 나왔던 반면 비행청소년, 일진학생을 미화하냐는 시선도 있었다. 기획 의도는 좋았지만 접근 방식에 대한 의문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예능이든, 교양이든, 드라마든 기획 의도가 나쁜 작품들은 없다. 엄연히 출연자에 의한 피해를 본 사람들과 가족들이 존재하는 만큼 좀 더 세심하게 접근해야 했다.

이승철이 김천의 교도소에 있는 청소년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다큐물은 호평을 받았다. 교도소에서 피해자 가족들에게 죄송함을 표하는 편지를 쓰고 참회의 시간을 갖는 모습도 함께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포유’에서는 죄를 지은 적이 있는 이들이 벌을 받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별생각 없이 뛰어다니는 느낌이었다. 인터뷰에서 “ (남녀) 둘이 들어가면 셋이 돼서 나오는 곳이다” “애들을 땅에 묻어본 적도 있다”라고 태연하게 말하기도 했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가 죄의식을 갖지 않고 뻔뻔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방송에서 그렇게 비쳤다는 얘기다. 제작진은 “비행청소년은 출연자 중 일부”라면서 “이들이 반성하고, 가해자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장면은 마지막 3부에서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잘못을 후회하고 사과하는 장면만으로 이 프로그램이 완벽한 면죄부를 받는 건 아니다. 겉으로는 이승철과 엄정화에게 노래를 배워 합창단원이 돼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니 음악을 통해 감화를 주고, 본인들도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제작됐다. 동시에 이들 속과 뒤에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들은 왜 쉽게 학교를 나오지 않을까? 이들은 가해자이기만 하고 피해자이지는 않았을까? 이들의 가정환경을 짚어보며 이런 의문점들을 사회적 이슈로 제기했어야, 적어도 이들의 삶을 이해해볼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 하지만 ‘송포유’는 이런 접근법은 없었다. 의욕이 앞서 섬세한 접근이 빠진 격이다.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또 새로운 삶을 찾으려고 하는데 뭘 해야 할지를 모르는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모습도 없이 오디션 후 음악 교육을 시켰다.

대한민국 하위 3% 학생들, 이들을 교육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그런 가운데 이승철과 엄정화의 상이한 교육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이승철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했다. 학창 시절, 자신은 결코 모범생이 아니었다면서 몇 번의 큰 사건으로 인해 안 좋은 곳에도 갔었다고 말했다. 이승철의 말에 아이들은 깜짝 놀랐지만 이 말은 이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었다. 엄정화는 사랑으로 이들을 가르치고 헌신적으로 대했지만 때로는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했다.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도 느꼈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