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설명서에 부적격 채권 명시 불완전 판매 입증 사실상 힘들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CP(기업어음)이나 회사채에 투자한 이들은 어떻게 될까. CP나 회사채는 모두 담보가 없고 은행 담보대출 등에서도 순위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회사가 파산하거나 법정 관리에 들어갈 경우, 손실이 확정된다. 파산이나 법정 관리가 아니더라도 투자에 따른 손실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동양레저나 동양인터내셔널 등 법정 관리 이후 청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계열사의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 당장 이 두 회사의 다음달 만기 도래 CP 규모만도 3500억원 가까이로 파악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투자위험을 인지한 상태에서 투자에 나선 것이어서 ‘STX 사태’에서 보듯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 법원에서 회사 측 책임과 투자자 본인의 책임을 판단해 보전 규모를 판단하게 된다”면서 “확정된 손실액 가운데 판매사인 증권사 등에 책임을 묻고 싶으면 대규모 소송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핵심은 불완전 판매 여부다. 부당 권유나 투자상품에 대한 설명 의무 등 불완전 판매가 입증돼야 증권사가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이 될 텐데, 동양그룹 계열사 CP와 회사채를 주로 판 동양증권은 투자설명서에 투자 부적격 채권이라고 명시를 해놨다는 것이다. 소송으로 가더라도 판매사가 손해 배상 책임을 지기 어려운 이유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판매 과정에서 투자설명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서명을 한 부분은 투자자의 책임인 데다 창구에서 직원이 강권했다는 것도 일일이 녹취를 하지 않고서는 입증이 어렵다”면서 “아예 투자 부적격 채권을 숨기고 판매했다면 모르겠지만 소송으로 간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금감원은 앞서 두 차례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검사 결과, 큰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