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심하다며 버스업체 경영부담 줄여주겠다?
-일각선 시의회 압박에 못이겨 울며겨자먹기식 매입 주장도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서울시가 준공영제 하의 버스운행체제를 원활히 하기 위해 853억원을 들여 서초구 염곡동의 개인 차고지를 매입, 내년부터 버스공영차고지로 활용키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16일 서울버스㈜측과 토지 매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85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시는 버스운영의 공공성과 버스업체들의 경영개선을 위해서라고 매입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재정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예산을 불요불급한 버스업체들의 경영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사용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시의회의 압박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매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버스 공영차고지 마련으로 버스업체 경영개선 도울 것”=시가 이번에 매입하는 땅은 염곡동 300-2번지 토지 9371㎡(건물 1925㎡포함)로 매입가격은 853억 4100만원이다. 진입도로(352.92㎡)와 공원부지(1만9438㎡) 등 부속토지 1만 9790.92㎡는 기부채납받기로 했다.
시는 연말까지 이미 확보한 500억원을 납부하고 차액의 경우 2014년과 2015년에 분납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500억원을 납부한 만큼 이에 해당하는 해당 부지 60%가량에 대해 내년부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전용 버스공영 차고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향후 서울시내버스조합을 통해 입주희망업체를 선정한 뒤 공시지가의 2,5%를 사용료로 받고 버스업체에 차고지로 임대해줄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서초, 강남 일대에 버스 공영차고지가 없어서 버스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차고지를 빌려 사용하거나 인근 송파공영차고지까지 이동해야 했다”면서 “이번 매입 결정으로 버스회사들의 차고지 임대비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2009년부터 이 부지에 대한 매입작업을 진행해왔다. 2009년 1차로 이번 매입 토지와 접해있는 토지 4698㎡를 361억 13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그 땅 역시 서울버스㈜ 소유였다.
한편 시는 지난 2011년 시의회에서 버스공영차고지 확대를 위해 염곡동 차고지를 매입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예비비 300억원을 책정했으나 버스 한대 주차하는데 10억원을 쓰냐며 반발이 심해 매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시의회는 예비비 300억원을 예산으로 반영하고 올해 200억원을 추가로 예산에 반영해 총 500억원의 매입 예산을 마련했다.
▶버스 1대 주차값 10억원 넘고 특혜 논란도 일어=하지만 일부에서는 예산낭비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버스 1대 당 주차면적이 100㎡임을 감안하면 해당부지(건물면적 제외)엔 70여대를 주차할 수 있다. 버스 1대 주차비용이 10억원을 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 매입은 지난 2009년 세워진 서초공영차고지 매입계획에 따른 2차 집행일 뿐만 아니라 이 지역 내 버스차고지로 쓸 만한 대체부지도 없다”며 “당초 예상(936억원)보다도 80억원 가량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수감소에 따른 재정난으로 내년 예산감소가 불보듯 뻔한 시점에서 수백억원의 혈세를 버스회사 경영개선을 위해 집행한다는 점에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이 없어 하던 사업도 중단하는 판에 굳이 수백억원씩 들여 버스공영차고지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초,강남 일대 버스공영차고지가 없긴 하지만 인근 송파구에 공영차고지에 있어 이 곳을 이용하는 버스회사도 상당수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특혜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는 지난 2004년 버스체계 개편시 시내버스회사들과 협약을 맺고 버스회사의 부채해결을 위해 버스회사가 소유한 차고지를 매입해주기로 한 바 있다. 시는 이 계획에 따라 현재 20여개 버스업체 차고지를 매입한 바 있다. 이번 토지 역시 ㈜서울버스가 소유한 토지다. 하지만 매입에 앞서 재무재표 몇 회계관련 자료는 전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안석진 도시교통본부 주차계획과장은 “버스공영차고지 확대 계획과 버스회사 차고지 매입 사업은 별개의 것”이라며 “이번 염곡동 토지 매입은 버스공영차고지 확대 차원이지, 버스회사 차고지 매입계획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아리송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이 토지가 자동차정류장으로서의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가 불가능한 만큼 버스회사측에서 매입해줄 것으로 계속적으로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시도 버스공영차고지 조성계획이 있었던 만큼 매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는 향후 현재 매입한 염곡동 땅과 접해있는 부지를 3차로 매입할 계획이다. 시는 현재 시내 주택가에 20개소, 시 외곽에 10개소의 버스공영차고지를 운영하고 있다. 시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종로구와 중구만 개인 및 공영버스차고지가 전무한 만큼 이 일대 토지 매입작업도 조만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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