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업 · 인구유치 실패 톄링 등 죽음의 도시 속출”…시진핑-리커창 ‘도시화정책’ 위기 직면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이 이끄는 중국의 새 지도부가 내수 진작과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내세운 ‘도시화(城市化)’ 정책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시화의 관건인 기업과 인구 유치에 실패하며 중국 각지에서 유령도시가 속출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동북부 랴오닝(遼寧)성의 톄링(鐵嶺)이라는 도시가 유령도시로 전락한 현실을 예로 들며 도시화 정책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인구 34만 명의 톄링은 2005년 도시화 추진 계획에 따라 개발이 시작됐다.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瀋陽)에서 차로 90분 거리에 위치한 톄링은 저렴한 집값과 노동력으로 선양의 인구와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09년에는 습지를 복구하고 정부 청사 및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유엔이 선정한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도시화를 추진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새로 건설된 아파트에 불이 들어온 곳이 몇 안된다. 동북아 물류 허브를 꿈꾸던 개발구에 입주한 기업은 단 2곳 뿐이다. 올해말까지 1만5000~2만명 고용 계획을 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개발구에서 바닥재 판매점을 운영했다는 바오위취안(薄玉全)은 “얼마전 가게 문을 닫고 직원과 베이징(北京)에가서 일자리를 알아볼 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신청사가 들어서고 학교가 세워져도 사람들은 톄링 시로 입주하지 않고 있다. 일자리도 없고 편의시설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톄링 시 정부는 올해 신도시 프로젝트에 무려 13억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은 내놓았다. 미술관과 체육관, 실내 수영장 등 대규모 인프라가 포함돼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 부동산 분석가인 두진쑹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소도시인 3, 4선(線)도시에서는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있다”면서 “도시화로 농지가 주택이나 상업용지로 개발됐지만 집이 남아도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287개 도시 가운데 3분의 2 가량에서 상주인구가 호적인구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 총리는 지난 3월 총리직에 취임한 직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도시화가 내수와 투자를 촉발해 취업을 늘리고, 더 나아가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현 정권의 경제정책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WSJ는 일단 지어놓고 주인을 찾는 중국식 개발이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통하겠지만, 톄링 같은 작은 도시에서는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도시화가 이미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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